이념·정책 차이 무시한 야권 비례정당, 파열음 커진다

시민사회연대, 양심적 병역거부 임태훈 컷오프에 강력반발
"임태훈, 최근 김근태재단 인권상…민주당 모순된 자가당착"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야권 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국민후보 추천 4인 중 3인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작부터 휘청이고 있다. 참여 정당과 단체의 이념과 정책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연대로 공천 과정에서 파열음이 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하는 양상이다.

국민후보 추천을 담당하는 연합정치시민회의는 14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긴급회의에 이은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연합에게 임태훈 후보에 대한 부적격 결정을 철회 요청하기로 했다"며 "만일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오늘 중으로 상임위에서 논의해 결정키로 했다"고 했다.

앞서 연합정치시민회의는 시민사회 몫으로 전지예 전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등 4명을 국민후보로 선발했다.

그러나 전 전 운영위원과 정 전 이장은 반미 논란에 휩쓸려 자진 사퇴했다. 여기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임 전 소장까지 컷오프(공천배제)했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는 총 30명으로 민주당이 20명, 진보당과 새진보연합이 각 3명,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추천한 국민후보 4명으로 구성되는 데 추천 4명 중 3인이 낙마한 것이다.

연합정치시민회의는 이들 중 전 전 운영위원, 정 전 이장 등의 반미 논란을 의식,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이주희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임 전 소장에 대해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상근 연합정치시민회의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장은 이날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임 후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상당한 시대 가치를 갖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석운 연합정치시민회의 위원장은 "임 후보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김근태 재단에서 최근 인권상을 받았는데 너무 모순되는 자가당착"이라며 "임 후보에 대한 부적격 결정은 결코 용납할 수 없고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 사회의 보편적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선을 넘었다"며 "강력한 항의 행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일 진 미지수다.

한편 이같은 잡음에 녹색정의당이 가세하는 모습이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간 말을 아꼈지만, 이제 시민사회가 더불어민주연합에서 철수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사퇴한 후보에 대한 우려와 논쟁은 뒤로 하더라고 임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는 연합의 근거를 상실케 한다"고 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