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경선 승리…지지층은 한동훈 '저격수' 원한다
법무부 해임 처분에 당내 강성지지층 표 결집
윤석열·한동훈과 악연…전문성 있는 비판 기대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총선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검사'인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이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낙승을 거뒀다. 최근 법무부의 해임 처분을 받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정통 지지층의 표가 결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검찰의 시각에서 윤석열 정부를 저격하는 '스피커'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전북 전주시을에 영입인재인 이 전 고검장이 1차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해 결선 없이 단수공천했다고 밝혔다.
이 전 고검장은 5명의 후보자가 참여한 경선에서 지역기반이 탄탄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당초 양경숙 의원 등 현역 의원까지 참여한데다 후보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여니 이 전 고검장의 압승이었다.
최근 법무부가 이 전 고검장의 '윤석열 사단은 하나회' 발언을 문제삼아 해임 처분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해당 사실은 지난 3일 보도됐으며 경선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여론조사로 진행됐다.
전략경선지역인 전북 전주시을은 권리당원을 배제하고 100% 여론조사로 경쟁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진행됐다. 당내 기반이 없어도 인지도가 높거나 강성지지층의 표가 결집하면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
해임은 검사 징계 중 가장 높은 수위다. 이 전 고검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자 검찰 내 대표적인 야권 인사로 꼽힌다. 지난 정부에선 요직을 거쳤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좌천성 인사로 한직을 돌았다.
정치권에선 이런 이력이 있는 그의 해임 처분에 대한 반발로 경선에서 당내 강성지지층의 민심이 이 전 고검장에게 모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해임 사실이 보도된 지난 3일 밤 "그를 외롭게 하지 맙시다"라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 전 고검장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구에서 본선에 나서게 되면서 원내 입성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경우 이 전 고검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본격적으로 저격하는 '스피커'가 될 것이란 기대가 당내에서 나온다.
이 전 고검장과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와 현 정부를 거치며 '패싱 논란'과 '인사 좌천' 등 악연이 있다. 이 전 고검장은 '채널A 고발 사주' 사건과 관련해 한 위원장에 대한 수사를 주도한 이력도 있다. 당내에선 법조 경력이 풍부하고 검찰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인 만큼 보다 전문성 있는 비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 고검장은 원내에 입성할 경우 명품백 수수 의혹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모두 묶은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관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끝에 폐기된 '쌍특검' 법안도 이 전 고검장이 발의 과정에서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일 경선 승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시민의 뜨거운 열망을 확인했다"며 "4월 10일은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고 민생을 회복하는 위대한 승리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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