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중진 불패'…컷오프 1명 말고 공천 내용 봐달라?
중진 74% 공천…단수·전략공천 절반은 수도권·충청권
"역할없이 선수 쌓으면 안되지만 무조건 교체 답 아냐"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에서 3선 이상 중진 의원 74%가 공천을 받으면서 '중진 불패'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선거 판세나 중진 역할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날(3일)까지 발표한 공천 심사 결과에 따르면 3선 이상 현역 의원 31명 중 23명이 공천을 받았다.
16명은 단수·전략공천을 받았고, 7명은 경선에서 승리했다. 현재 경선 결과를 기다리는 중진 의원도 3명이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들의 경우 경선에서 15% 감점을 적용하지만, 아직 탈락자는 나오지 않았다. 컷오프된 중진은 5선 김영선 의원(경남 창원의창)이 유일하다.
최근 선거 판세를 고려할 때 중진 교체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오름세이긴 하나 지난 총선 당시 여야 격차와 비교하면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섣불리 중진 의원을 교체했다간 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가 탈당하는 등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단수·전략 공천이 확정된 중진 의원도 절반이 '캐스팅 보터'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이다. 16명 중 6명(박진·권영세·김학용·윤상현·안철수·유의동 의원)은 수도권, 2명은(이상민·정진석 의원) 충청권이다.
영남권 단수·전략 공천은 서병수·박대출·윤재옥·김태호·조해진·김도읍·윤영석 의원 등 7명인데,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원내대표를 맡고 있고,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을)은 21대 총선 당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전략 공천된 바 있다.
5선 서병수 의원(부산진갑)은 북·강서갑에,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각각 양산을과 김해을에 '낙동강 벨트' 탈환을 위해 전략 공천됐다.
3선 이상 지역구에 도전한 후보 중 존재감이 큰 인물이 적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지역구 관리 등에서 중진 의원들이 앞섰기 때문에 경선에서 감점을 받고도 이길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반면 초선 의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도전장을 던진 후보들은 많고 지역구 기반이나 존재감은 약했던 탓에 교체 비율이 중진보다는 높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중진 의원의 경우 지난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당내에서 역할을 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5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은 21대에서 김부겸 의원이 현역으로 있던 수성갑에 전략공천돼 의석을 되찾아왔다. 이번 공천에서 주 의원은 3선 감점이 적용된 가운데 경선에서 승리했다.
서울의 경우 중진 의원이 박진 전 장관(강남을)과 권영세 의원(용산) 단 2명뿐이다.
종로에서 3선을 지낸 박 전 장관은 21대 총선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던 서울 강남을에서 공천됐다. 이번 총선에선 서대문을 탈환을 위해 전략 공천됐다. 권 의원 지역구 용산도 수도권 격전지인 '한강벨트'에 포함된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중진들이 당에서 역할이나 지역구 활동은 소홀히 하면서 기득권을 활용해 선수를 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재선, 3선, 4선을 하면서 쌓인 경험은 당의 자산이기 때문에 중진을 무조건 교체한다는 건 자해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은 3명이다. 친윤(친윤석열) 3선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4선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경선을 포기했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채익 의원(울산 남갑)은 공천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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