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승부처] '터줏대감' 김영호 vs '자객' 박진…지역 기반 대 4선 중진 맞대결

서대문을 지역구…22년 대선 땐 민주, 지선 땐 국힘 우세
'진보당 단일화' 기 싸움도 "윤 정권 심판" "이재명식 야합 심판"

박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오는 4·10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을은 이례적으로 여야 현역 의원들 간의 맞대결이 성사된 지역구다. 해당 지역의 '터줏대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자객 출마'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승부를 겨룬다.

1일 여야에 따르면 박진 의원은 지난달 21일 전략 공천을 받았고, 김영호 의원도 같은 날 경선에서 당내 경쟁자였던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을 누르고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5선, 김 의원은 3선 고지를 두고 서대문을에서 경쟁을 펼친다.

김 의원은 20·21대 총선 모두 서대문을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여당에선 '자객 공천'의 일환으로 4선 중진의 박 의원을 전략 공천했다. 박 의원은 16~18대에는 종로에서, 21대에는 강남을에서 의정활동을 펴 왔다.

4선 출신에 윤석열 정부 외교부 장관까지 역임한 박 의원은 '중량감'이, 부친인 김상현 전 의원도 서대문구를 기반으로 했던 정치인인 김영호 의원은 '지역 기반'이 각각 강점으로 꼽힌다.

서대문을은 민주당 성향이 상대적으로 센 곳으로 분류된다. 6공화국 출범 이후 치러진 9번의 총선에서 보수정당 계열이 승리한 적은 3번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마냥 민주당 텃밭으로 보기는 어렵다. 서대문을은 17~19대 총선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운의 책사'로 유명한 정두언 전 의원이 3선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김 의원도 18·19대 때 정 전 의원을 상대로 두 번 연속 고배를 마셨다.

서대문구 전체를 두고 보면 지난 2022년 연이어 진행된 대선과 지선에서 엇갈린 결과가 나온 지역이기도 하다. 3월 20대 대선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8.33%의 득표율을 얻어 47.47%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앞섰지만, 6월 8회 지선에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5.80%의 득표율로 41.99%를 획득한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서대문구청장 역시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승패를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양측은 팽팽하게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이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야권 기반을 다지자 박 의원이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전진희 진보당 예비후보와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민생 파탄, 외교 참사, 검찰 독재의 윤석열 정권 폭정 심판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전 예비후보와 함께 반드시 압도적 승리를 이뤄낼 것"이라며 "정권에 대한 심판은 서대문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에 페이스북을 통해 "표를 위해서라면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극단 세력과도 손잡겠다는 이재명식 야합의 산물"이라며 "이재명식 야합을 서대문에서 심판하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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