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승부처] 서울 마포을, '운동권 빅매치' 성사…민주 정청래·국힘 함운경
민주당 강세 지역…아파트 중심 여당 바람 시작되나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서울 마포을이 '명룡대전'에 버금가는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국민의힘의 바람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운동권 정청래'와 '운동권 저격수 함운경' 구도로 치러지게 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마포을은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현역으로 있다. 건국대 85학번인 정 최고위원은 1989년 서울 주한미국대사관저 점거 사건을 주도한 강성 운동권 출신이다. 당내에선 친명(친이재명)계이며 스피커로 통한다. 제17대 총선부터 제19대·제21대에서 같은 지역구로 당선됐을 정도로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국민의힘은 정 최고위원의 대항마로 함운경 민주화운동 동지회장을 전략적으로 공천했다.
함 회장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이었다. 서울대 물리학과 82학번으로, 1985년 '민족통일·민주 쟁취·민주 해방 투쟁위원회'(삼민투) 공동위원장으로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하다 투옥됐다.
함 회장은 1996년 무소속으로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를 시작으로 민주당 계열로 여러 차례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시고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하며 운동권 적폐 청산 운동에 앞장섰다.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땐 민주당의 '후쿠시마 괴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바 있다.
마포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구로 여겨진다. 정 최고위원이 제17대에 처음으로 승기를 잡은 2004년 이후 제18대 강용석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하곤 내리 3번의 총선을 민주당이 승리했다. 정 최고위원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선 김성동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16.97%p 차이로 크게 제쳤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결과는 조금씩 달라졌다. 아파트가 들어서며 주민 구성이 바뀐 데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영향을 끼쳤다고 정치권은 분석했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선 성산1동을 제외하고 모든 행정동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보다 표를 많이 받았다.
2022년 3월 대선은 서강동·서교동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눌렀다. 서교동은 신승이었지만, 고가 아파트가 포진해 있는 서강동의 경우 크게 따돌렸다. 직전 대선 땐 전 행정동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었다.
같은 해 6월 서울시장 선거 땐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전체 행정동에서 이겼다. 12년 만에 마포구청장도 탈환하며 마포에 국민의힘 바람 확산 조짐이 생겼다.
만약 마포을에서 민주당 기세가 꺾인다면, 마포갑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마포는 총선 전체 성적표를 좌우하는 '한강벨트'에 속한 만큼 여야 모두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마포갑의 현역은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다. 민주당은 해당 지역구에 영입 인재 이지은 전 총경을 전략적으로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신지호 전 의원과 조정훈 의원의 2인 경선으로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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