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출마' '불출마 후 당권 도전'…'친문 구심점' 임종석, 행보는?

왕십리역 지역 일정으로 지도부 압박…친문 인사 집결도
홍익표 "任, 탈당 안 해"…안규백 "재고 여지, 백지 아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2.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명문(친이재명·친문재인)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친문계 구심점으로 부상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추후 행보에 당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 중·성동갑 민주당 후보 출마가 좌절된 임 전 실장 앞에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강행, 당의 험지 출마 수용, 불출마 후 당권 도전 등의 선택지가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전날 오후 중·성동갑에 위치한 왕십리역 광장에서 퇴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저녁 인사를 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전략 공천으로 공천 배제(컷오프)됐지만 지역 활동을 이어간 셈인데, 이는 당 지도부를 향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전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의 답을 들은 후에 다시 말하겠다"며 중·성동갑 전략 공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임 전 실장의 전날 지역 활동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강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회견에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정치는 생물"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탈당을 실제 감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성동갑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윤희숙 전 의원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공천을 확정해 1대1 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라 임 전 실장이 출마하면 야권의 표가 분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성동갑을 국민의힘에 내어주게 되면 윤석열 정부 심판에 대한 야권의 기대를 저버려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임 전 실장은 탈당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인도 탈당은 하지 않겠지만 (이의 절차) 프로세스는 밟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의 험지 출마 요구 수용 역시 패배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준비 기간도 4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불출마 후 당권에 도전해 친명(친이재명)계에 맞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임 전 실장이 현재 당내에서 친문 세력의 구심점으로 떠오르는 점이나, 중·성동갑 지역구를 국민의힘에 내어주는 등 총선 성적표가 저조할 경우 이재명 대표에게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임 전 실장의 전날 왕십리역 퇴근길 인사에는 친문·비명계 홍영표·송갑석·윤영찬 의원뿐 아니라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주영훈 전 대통령경호처장,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임 전 실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권 도전 관련 질문에 "총선이 잘못되면 모든 것이 끝난다. 총선을 패배하고도 민주당 간판을 유지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다"며 "지금 그게 무슨 의미 있는 얘기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임 전 실장 공천 배제에 대해 "바꿀 수 없다"면서도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과 같아 전혀 백지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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