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컷오프에 '중·성동갑' 구도 달라졌다…자객공천 맞대결

임종석 컷오프 여파…'운동권' 대 '경제통' 대진표 무산
'여전사 3인방' 전현희 전략 공천…윤희숙과 정면승부

서울 중·성동갑에서 맞붙는 국민의힘 윤희숙(왼쪽)·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 중·성동갑이 오는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여야가 상대 후보보다 더 '센 패'로 응수에 나서기를 반복하며 전운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중·성동갑 유력 후보였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날 컷오프되면서 이 지역에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대진표가 확정됐다.

중·성동갑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중구 인구 미달로 인해 성동갑 일부 지역과 합쳐 신설한 선거구다. 지난 20, 21대 총선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연달아 당선되면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중·성동갑은 홍 원내대표가 민주당 험지인 서초을에 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상태다.

여의도 복귀를 선언한 임 전 실장에게 성동은 유일무이한 선택지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성동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뒤 17대 총선에서 성동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임 전 실장 출신 대학인 한양대학교도 성동구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73년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청산'이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출신인 임 전 실장이 출마 준비에 나선 중·성동갑은 국민의힘 내에서도 핵심 전략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국민의힘은 임 전 실장에 맞설 카드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자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희숙 전 의원을 불러들였다. 당은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용산 참모 출신인 권오현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제치고 윤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한 위원장도 윤 전 의원과 성동에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윤 전 의원과 성동구를 찾아 "여기에 윤희숙 후보가 있어서 더 든든하다"며 "(상대 후보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중·성동갑에서 '경제통' 대 '운동권' 대결 구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산됐다. 민주당 전략공관위원회가 전날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하면서다. 임 전 실장은 공천 배제(컷오프)됐다.

임 전 실장 컷오프로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를 상대로 한 공천 갈등이 최고점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 친문계인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민주당이 계파색을 공천에 반영한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중·성동갑 대진표가 갑작스럽게 변경되면서 국민의힘도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게 됐다. 문재인 정부 인사인 전 전 권익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24년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보수 텃밭 강남을에 깃발을 꽂아 확장성이 높은 인물로 분류된다.

전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여권의 사퇴 압박에도 3년 임기를 마치고 위원장을 사퇴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민주당 내 '여전사 3인방'으로 불린다.

한편 임 전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결과와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임 전 실장의 다른 지역 공천에 대해서는 "아직 그것은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