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끝까지 보라"는데…영남·강남서 쇄신 선보일까

용핵관 도전 영남에서 '현역불패' 이어질지 주목
'보수 강세 지역' 강남·서초 4곳 공천 발표 보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국민의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돌입한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예고한 '영남권 공천 물갈이'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친윤·현역 의원들이 공천 경쟁에서 줄줄이 승기를 거머쥐면서 당내에 뚜렷한 물갈이 작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텃밭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과 서울 강남구 공천이 쇄신 의지를 드러낼 마지막 보루로 남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 전체 공천 신청을 받은 지역구 242곳 중 단수 103곳, 경선 77곳,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 10곳을 포함해 모두 190곳(78.5%)의 공천 방식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본선 진출 후보를 확정지은 지역구는 132곳에 달한다.

아직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지역은 크게 현역 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영남권과 험지인 수도권 양 축으로 나뉜다. 영남권 공천 미정 지역은 △대구 3곳 △경북 4곳 △부산 2곳 △경남 3곳 △울산 1곳까지 모두 13곳이다. 영남권 중에서도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지역은 비교적 이른 시일 내 공천 방식을 확정했다.

현역 대 용산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경북 구미을이다. 이곳에는 초선 김영식 의원 지역구로 허성우 전 대통령실 국민제안비서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때부터 함께한 강명구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대구 북구갑도 공천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현역 양금희 의원과 박근혜 정부 춘추관장을 지낸 전광삼 대통령비서실 시민소통비서관이 나란히 공천을 신청했다.

마찬가지로 공천 발표가 더딘 부산 서·동에서는 초선 안병길 의원 지역구에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출사표를 냈다.

공관위가 현역 컷오프 발표를 늦추는 데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재표결에 현역 의원 이탈표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단 분석이 나온다.

영남권 현역 물갈이 신호가 다른 현역 의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고려해 당내 분열과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윤두현(경북 경산), 이달곤(경남 창원·진해) 의원 등 현역들이 최근 속속 불출마 선언을 하는 배경에 공관위의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서울 내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강남 역시 막판 조율에 돌입한 모양새다. 공관위는 태영호·박진·유경준·박성중 의원이 각각 현역으로 있는 강남 갑·을·병과 서초을 공천을 모두 보류한 상태다.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는 없다. 앞서 박진 의원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동시에 공천을 신청한 강남을은 박 의원을 서울 서대문을에, 이 전 비서관을 경기 용인갑에 전략공천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상태다.

국민의힘이 지난 14일 공천 발표를 시작한지 2주가 가까워오지만 지역구 현역 의원 중 탈락자는 한 명도 없다. 현역 의원에게는 최대 35% 감점을 적용했음에도 탈락폭이 크지 않자 '현역 불패론'까지 언급됐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남권에 의원 수가 많다. 그곳에 여러 경선이 이뤄지고, 결과를 보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끝까지 보면 많은 쇄신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