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핫플] '정치1번지' 종로…"최재형 인품에 반해" "한 게 뭐냐"

동쪽은 '진보' 서쪽은 '보수'…동(洞)별 핀셋 공약이 승패 가른다
금태섭 출마로 불붙은 '3자 구도'…단수공천 국힘, 윤곽 잡는 민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선거사무소와 곽상언 민주당 후보의 선거사무소 사진 2024.2.21 ⓒ 뉴스1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정치1번지도 옛말이고 민생1번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역구에 헌신할 후보 뽑으려고요."

전통의 '정치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 주민들은 21일 한목소리로 '민생과 경제'를 강조했다. 이제는 거물 정치인들의 정거장이 아닌 지역 발전에 힘쓰고 민생을 지킬 국회의원을 뽑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현역인 최재형 의원을 단수공천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종로 불출마로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되는 등 대진표가 선명해지자 종로 유권자들의 눈은 자연스레 후보자들의 공약에 쏠리고 있다. 후보자들이 동(洞)별로 다른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동쪽은 '진보' 서쪽은 '보수' 경향…이번엔 누구 손 들어줄까

종로는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보인다. 창덕궁을 기준으로 전통적 부촌이 위치한 평창동·사직동·무악동 등 서쪽은 보수세가, 호남 출신이 많고 대학가를 품은 창신동·숭인동·혜화동·이화동 등 동쪽은 진보세가 강한 경향을 보인다. 그만큼 매번 선거마다 표심의 변동을 보였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16~18대 총선은 보수 정당이, 19~21대 총선은 진보 정당이 승리했다.

21대 총선 이후 종로의 정치 지형은 바뀌었다. 8회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는 보수정당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는 창신 제1·2·3동과 숭인 제1·2동에서는 이재명 후보에게 패했지만 사직동, 평창동, 무악동, 교남동에서 큰 차로 따돌리며 종로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뉴스1이 이날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은 민생경제와 낙후된 환경 개선을 원했다.

15년 넘게 봉제업을 한 60대 이모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 새해에 안 오른 게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국회의원이면 지역구를 먼저 살피면서 나랏일을 했으면 좋겠다"며 "차라리 덜 유명한 정치인이 와서 지역을 살피고 헌신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용집씨(65)도 "종로구 동마다 정리할 현안이 있겠지만 공통으로 낙후된 시설이 많다"며 "최 의원이 당선되고 한 게 뭐 있나.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 5선 출신의 이종걸 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예비후보 면접을 본 후 기자들에게 "개발되지 못한 것은 불평등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해결해야 한다"며 "겸손하게 지역에 천착해서 지역 민주주의와 민생을 발굴해서 실질적으로 다가갈 때 민주당이 종로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후보는 온라인 판로개척을 위한 이커머스 업체 연계와 1인 가구·청년층 이용편의 개선 등 종로구 현실을 반영한 전통시장 지원책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로당별 시설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도 내걸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50일 앞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까지 남은 날짜가 표시돼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무악동 일대에서 만난 종로 구민들도 경기가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무악동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경제는 보수당이 잘하니까 최 의원을 뽑을 것 같다"며 "서울시장도 구청장도 국민의힘이니 최 의원을 지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악동에서 10여년째 살고 있는 최정민씨(70)도 "최 의원을 직접적으로 뵀었는데 인품이 훌륭했다. 인품에 반해 최 의원을 지지한다"며 "최 의원이 당선돼 세심한 경제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구체적인 공약으로 응답했다. 그는 △북촌 주변 교통혼잡 완화 △청년 문화 복지카드 △스마트 종로사랑상품권 개발 등 7개의 지역 맞춤형 공약을 선보였다. 최 의원은 곧 5개의 거대 공약도 발표할 예정이다.

◇개혁신당 금태섭도 종로 출마 "공약 통해 개혁1번지 만들겠다"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의 종로 출마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진보의 촛불과 보수의 태극기를 모두 품은 곳 역시 종로다. 종로는 누구의 텃밭도 아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기성 양당 정치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가 금 최고위원에게 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창신동에서 만난 40대 심모씨는 "정치인들이 종로만 오면 지역구는 안중에 없고 대통령만 꿈꿨다"며 "종로 발전에 주력하고 민생 공약이 참신하다면 제3지대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금 최고위원 측은 통화에서 '지역 현안과 공약'에 대한 질문에 "20여년 동안 '종로를 종로답게'라며 양당은 뻔한 호소를 해왔다"며 "'종로를 종로답지 않게'라는 공약을 통해 정치1번지에서 개혁1번지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10총선 종로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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