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빅텐트'…이낙연·이준석 결별, 국힘-민주 누가 유리?

개혁신당 표심 거대 양당으로 이탈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제3지대 빅텐트가 무너졌다.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이 각각 중텐트로 총선을 치르기로 하면서다. 정치권은 제3지대 파괴력이 약화됐다고 보고 있다. 기존 통합 개혁신당에 향했던 표심은 거대 양당으로 다시 흡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낙연 신당은 민주당에서 탈당한 현역의원을 추가로 흡수할 경우 지역구 선거에서 거대 양당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박빙승부를 펼칠 수도권에서 민주당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개혁신당 통합 파기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우여곡절 끝에 9일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의 통합 개혁신당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에 이어 선거 정책 결정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안건 처리를 두고 파열음을 냈다.

제3지대의 위축은 표면적으로 양당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위성정당을 창당하기 때문에 제3지대 표를 흡수할 여지가 생겼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이낙연 대표와 결별한 이후 자신의 정치색깔을 분명히 할 경우 젊은층 보수 표심을 흡수할 여지는 커졌다. 이준석 대표는 특유의 여론 장악력과 정책 마케팅 능력으로 국민의힘 위성정당을 공격하면서 대항마로 경쟁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독자적인 정책이나 선거전략이 없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이 고전할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가 현역의원들을 지역구에 출마시킬 경우 진보진영 표심의 일부 이탈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의원들에 대한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4선 김영주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으며 박용진 의원이 재심을 청구하며 반발했다.

이준석 신당과 결별로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의 이낙연 신당행은 부담이 줄었다. 민주당 탈당파들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해 지역구에 출마하는 상황이 예견된다.

수도권의 경우 과거 선거에서 1~5%p의 박빙승부처가 많았다. 22대 총선에서는 경쟁이 더욱 첨예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역기반이 있는 현역들이 이낙연 신당으로 출마한다면 자신이 당선되지 못하더라도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은 충분하다. 민주당이 컷오프된 현역들을 당내에 붙들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은 각각의 정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 3% 이상을 얻어야 원내에서 1석이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3석 정도의 성과로는 정치적으로 연명하기 쉽지 않다.

당초 통합 개혁신당은 간판이 될 수 있는 김종민·양정숙·양향자·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5명의 현역을 확보한 데다, 이준석 대표의 경우 스윙 보터인 2030세대·중도층 지지도가 비교적 높았다. 두 세력이 쪼개지면서 시너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총선 국면에서 주도세력으로 성장하기 보다는 주변세력으로 남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두 정당이 분열되면서 그나마 있었던 제3지대 기대치보다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통합 개혁신당 주요 지지층인) 2030세대는 충성도가 높지 않다. 이낙연 대표 지지자는 민주당으로, 이준석 대표 지지자는 국민의힘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