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빅텐트 완성에 '급 단합'…"친명·비명 나누기 죄악"
"오직 주어진 소명 집중해 총력 다해 단결…尹정권 제동"
홍익표 "제3지대 통합선언 부담…당내 갈등 일단락 돼야"
- 윤다혜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간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침묵하던 이 대표가 최근 공개적으로 단합 메시지를 내세우는 건 제3지대 세력들이 빅텐트를 완성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여야 거대 정당에서 탈당한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들이 합당해 총선을 치르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 분열이 부각될 경우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설 연휴 기간 당내 단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결만이 답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을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하는 죄악"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계파를 가르고 출신을 따질 여유가 없다"며 "친명이냐 친문(친문재인)이냐 하며 우리를 구분 짓는 행위 자체가 저들의 전략"이라고 썼다. 그는 또 "오직 주어진 소명에 집중하겠다. 총력을 다해 단결하고 민생을 위협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당내 계파 갈등을 언급하며 진화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간 총선 공천을 둘러싼 친명-비명 간 대립이 격화할 때도 이 대표는 침묵을 지켰다.
이 대표가 현 시점에서 당내 단합과 통합을 강조한 것은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제3지대 빅텐트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들은 지난 9일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당명 개혁신당으로 뭉친 4개 세력들이 '거대 양당 심판'을 띄우며 원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격화될 경우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대표가 직접 나서 단합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특히 당내 친명과 비명, 친문간 갈등이 확산할 경우 제3지대 빅텐트에게 민주당을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개혁신당 내에는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 포함돼 있어 당내 분열을 노출시키는 것은 더욱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제3지대 빅텐트 출범으로 민주당 내에서도 단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3지대 신당들의 통합 선언은 부담스럽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내 갈등은 매우 소모적이다. 일단락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dahye1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