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중진의원 동일 광역권 출마…경쟁력·교통정리 '두마리 토끼' 노려
5선 서병수 북·강서갑·3선 김태호 양산을 '낙동강 벨트' 공략
한동훈 "꼭 이겨야 할 곳, 중량감 있는 분들 나가달라"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서병수·김태호 두 중진 의원에게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광역권 내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이들의 높은 인지도와 지역 내 영향력을 이용해 험지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공천을 앞두고 당내 교통정리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여권에 따르면 5선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과 3선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은 당의 험지출마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당은 서 의원에게 부산 북·강서갑, 김 의원에게 경남 양산을 출마를 각각 제안했다.
두 사람이 제안받은 지역은 보수텃밭으로 불리는 영남에서도 야당세가 강한'낙동강 벨트'에 속한다. 낙동강 벨트는 서부산, 경남 김해·양산 등으로, 3선 민홍철(김해갑)을 비롯해 재선 김두관(양산을)·김정호(김해을)·전재수(북강서갑)·최인호(부산 사하갑) 등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도 낙동강벨트에 속한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인 김해 봉하마을, 문 전 대통령의 사저인 양산 평산마을도 있어 야권에 상징적인 곳이기도 하다.
이들 지역은 보수세가 강한 영남지역이라는 점에서 여권이 중량급 인사를 투입할 경우 탈환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중진의원인 두 사람은 과거 지역에서 광역단체장을 지내기도 하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과거 광역권 내 다른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력이 있는 점도 험지출마 요청을 받은 배경으로 분석된다. 6회 지방선거 이후 야인으로 지내던 서 의원은 지난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지역구인 해운대가 아닌 부산진갑에 전략공천 된 이후 당시 야권의 부산 좌장으로 불리던 3선 김영춘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김 의원은 경남 거창군수, 경남도지사를 지냈으며 이후 김해을에서 재선하고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3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양산을에 출마한다면 경남도지사 출신 김두관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면서 경남지역 선거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두 의원의 광역권 내 험지출마는 당내 교통정리 효과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당은 동일지역 3선 이상 의원에 대해 감점을 실시하는 등 인적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인위적으로 컷오프(공천배제)하는 것보다 험지 출마를 통해 지역구 탈환과 인적쇄신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요청이 향후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모두 31명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이 헌신하는 것이 국민의힘 승리의 길"이라며 "꼭 이겨야 할 곳, 치열한 승부의 장에 실력 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주시는 것이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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