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형 3%만으로 1석 보장…이준석 신당 유리 '빅텐트' 무산되나

조응천·이원욱,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 높아져
신당 지지율별 이합집산…"빅텐트 가능성 더 작아져"

새로운미래 김종민(왼쪽부터),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창당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2024.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원내 1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선거제 관련 '준연동형 비례제'를 내세우면서 22대 총선도 현행대로 치러지는 가운데 제3지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병립형 회귀가 아닌 현행 유지에 제3지대는 '최악은 면했다'며 한숨은 돌렸지만, 중텐트 구성부터 삐걱대는 모습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통합형 비례정당' 추진과 함께 현행 준연동형 유지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지난 21대 총선 때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제로 다시금 총선 게임의 규칙이 정해졌다.

제3지대의 경우 기본소득당 등 진보진영에서는 이 대표의 결단에 긍정적이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 측은 거대 양당에 유리한 병립형 회귀란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

그러나 거대 야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함으로써 소수정당이 설 자리는 여전히 좁은 상황이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이날 "기존 양당독점 정치 구조와 정치 양극화의 폐해를 극대화하는 망국적 발상"이라며 "제3의 정치적 견해마저 양당 카르텔에 편입시켜, 정치적 다양성을 억누르고 정치적 양극화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또한 "직무유기"라며 "이 대표가 어떤 형태로 선거 위성정당 창당에 임하는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현행 준연동형이 유지되면서 제3지대로서는 최소 정당 득표율이 3%(권역별 병립형의 경우 7%)로 원내 입성 조건이 수월해졌다.

결국 제3지대 자체 지지율 등을 고려한 이합집산 본격화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재로선 난항이 예상된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권역별비례대표제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2030(20~30대) 남성층의 지지가 높은 개혁신당의 특성상 권역별로 나누면 7%의 정당지지율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준연동제 하에서는 전국적으로 3%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준연동제로 사실상 결정된 현재 상황에서 일정 수준 지지율을 확보하면 독자생존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민주당 탈당파의 사정은 좀더 복잡하다.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의원의 새로운미래는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불참하며 반쪽짜리 '중텐트'에 그쳤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조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합류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두 분이) 결단한 이후론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 간 빅텐트 구성도 가시밭길이다. 이준석 대표가 새로운미래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여전히 이낙연 대표를 향한 비판의 메시지를 내고 있고 공약 등 공통분모도 부족하다는 평이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하고 나서며 거대 양당 구조 재편을 노린다는 점도 장애물로 꼽힌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병립형 회귀보다 준연동형 유지로 빅텐트 가능성이 더 작아졌다"며 "빅텐트 유무에 따라 제3지대에서도 위성정당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제3지대를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민주당 통합형 비례정당의 크기나 규모에 따라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병립형 비례제 : 전체 국회의원 의석수 300석 중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각각 별도의 투표로 뽑는 제도.

☞준연동형 비례제 :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