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쌍특검법' 재표결 2월29일 할 듯…'이탈표' 노린다

(서울=뉴스1) 신윤하 구진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놓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총선 전 최대한 빨리 이슈를 털어내야 하는 국민의힘은 2월1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길 원하고, 공세를 극대화해야 하는 민주당은 사실상 총선 전 마지막 본회의인 29일까지 재표결을 미루길 원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태원 특별법과 쌍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협상이 공전하면 특별법과 쌍특검법 모두 오는 2월2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태원 특별법은 지난 30일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국회에서 재표결 절차를 거치게 됐다. 지난 5일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쌍특검법도 재표결 절차가 남은 상태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이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2월1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과 쌍특검법 모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설 연휴가 지나고 오는 19일 열리는 2월 임시국회까지 이슈를 끌고 갈 경우 총선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본회의에서의 재표결이 무산되면 당장 설날 밥상머리에 김건희 리스크와 다수의 희생자를 발생시킨 이태원 참사가 오를 수 있단 판단이다.

재표결이 미뤄질수록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들의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단 점도 국민의힘엔 고심거리다. 국민의힘은 2월13일부터 지역별 면접을 실시하는 등 심사를 본격화하고 2월까진 경선 일정을 마무리하겠단 입장이다. 그 때문에 2월 말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이미 발표된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반발표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

재표결 시 구속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고 297명 전원이 출석한다면 198명의 찬성표가 있어야 법안이 통과한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과 민주당 성향 야권 및 무소속 의원 등을 합치면 총 181표가 나온다. 법안통과를 위해선 국민의힘 113명과 무소속 하영제·황보승희 의원 등에서 최소 17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뉴스1에 "민주당이 쌍특검법과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때문에 재표결을 미룬다고 했었는데, 그것도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내일 재표결 안하겠다는 건 명분이 없다"며 "2월1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쌍특검법과 이태원 특별법을 2월2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자고 주장한다.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선거 운동 등으로 3월 임시 국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2월 29일은 21대 국회에서 최대한 재표결을 미룬 날짜다.

민주당이 총선까지 김건희 리스크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겠단 취지로 읽힌다. 재표결 시 이탈표가 나와 국민의힘 내부가 총선을 앞두고 분열하는 모양새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태원 특별법 재표결은) 2월 국회 내에 처리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쌍특검법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하게 되면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월 임시국회, 2월2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과 쌍특검법 모두 2월2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우세한 상태다. 법안을 재표결에 부치려면 여야가 안건 합의를 해야하는데 국민의힘으로선 민주당과 본회의 의사일정을 합의하거나 김진표 국회의장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는데 둘 다 쉽지 않은 상태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홍 원내대표는 내일(1일) 오전까지 재표결 시점을 두고 여야 협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