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임종석, 尹정부 출범 책임론 '티격태격'…당은 "도움 안돼"

"文 잘못 보좌" "무리한 징계로 尹 부상"…연이은 설전
친명 "임종석 불출마해야" 비명 "추미애 단합 저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5.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4·10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30일 야권에 따르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최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 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책임지고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을 나온다고 한다"며 "윤석열·한동훈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을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대해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비서실장으로 언급된 다른 이는 충북 청주 상당구 출마를 선언한 노영민 전 실장이다.

28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문 전 대통령은 잘못 보필한 두 비서실장을 추천할 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를 추천해 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동안 야권 내에서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장관 재직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 발동, 직무집행정지, 징계 등의 조치로 사퇴를 압박했는데, 윤 총장이 반발하면서 오히려 그를 문재인 정권 대항마로 키웠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의 발언은 윤석열 정부 출범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 청와대로 돌린 셈인데 임 전 실장은 반발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5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제가 2019년 1월에 비서실장을 퇴임했고 그해 7월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됐다"며 "본격적으로 윤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고 성장하는 과정에 누가 장관으로 있었는지 시시콜콜 말하진 않겠다"며 추 장관을 직격했다.

전날에는 채널A 라디오쇼에 나와서도 "(법무부가) 무리한 징계를 하며 윤 총장이 징계 취소 소송을 내고 법원이 윤석열 손을 들어주며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부상한 것"이라며 "기억의 편집이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27일 페이스북에는 "우리는 민주당이고 친문(친문재인)도 친명(친이재명)도 없다"며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고 날마다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다. 총선에 빨간 불이 들어와 깜박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과 추 전 장관의 책임 공방은 당내에서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은 임 전 실장을 향해 불출마를 촉구하는 반면 비명계에선 추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 "통합·단일대오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당내에선 갈등이 확산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임 전 실장과 추 전 장관을 향해 "그 문제를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서로 논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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