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명분 세워준 대통령의 오찬'…'김 여사 의혹' 출구전략
'김건희 리스크' 겨냥 韓 당정관계 재정립·차기입지 공고…野 공세는 과제
尹, 당정관계 우위 잃었지만 여사 리스크 출구 마련…공천갈등 우려 여전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찬 회동을 하면서 갈등 해소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회동에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날 오찬은 차담 30분을 포함해 2시간30분간 진행됐다.
오찬의 주요 대화 주제는 '민생'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오찬 관련 브리핑에서 "다양한 민생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며 "민생문제를 위해 당정이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로 오늘 만남이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은 당정이 함께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이자, 양측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다. 이날 오찬 브리핑에서 민생을 강조한 것은 양측의 갈등이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앞서 대통령과 함께 열차 탑승하고 서울에 상한 한 위원장이 강조한 것도 '민생'이었다.
이로써 지난 21일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로 시작된 갈등설은 23일 서천 화재현장에서의 만남과 전용열차 탑승으로 봉합 국면에 접어든 이후 이날 만남으로 해소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갈등으로 인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득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 위원장은 '당정관계 재정립'에 성공하며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면, 예상되는 야권의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응은 남은 과제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당에 자율권을 보장함으로써 선거국면을 당이 주도하도록 배려하는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오찬이 수평적 당정관계를 대외에 알리는 일종의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당정의 조화를 바탕으로 김 여사 리스크도 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이 수직적 당정관계라는 부담을 털어낸 뒤에야 김 여사 명품가방 의혹에 대해 소신있는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장외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정국 속에서 국민의힘은 야당의 정치공세를 막아내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담 수준의 입장 표명이 여론에 어떤 변화를 끌어낼지도 알 수 없고, 야당도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공세는 한 위원장의 입장표명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전향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지 못한다면 이번 갈등으로 가져온 득점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 나온다. 이는 총선을 앞둔 윤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갈등이 총선 준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두 사람 모두 실점했다는 분석도 있다. 총선 주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는 벌써 나오고 있다.
이는 향후 양측의 공천 갈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갈등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로 불거진 '사천'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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