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으로 재소환된 박근혜의 "대전은요"…선거 판세 전환점
이재명 피습 사흘째…복귀 후 첫 메시지에 정치권 주목
피의자 김모씨 당적 여부도 총선 주요 변수…정치권 "확대해석 경계"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06년 지방선거 지원 유세 당시 했던 '대전은요' 발언이 정치권에서 재차 회자되고 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를 돕다 습격당한 박 전 대통령은 수술 직후 이 발언을 통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열세였던 대전 민심과 전체적인 선거 판세의 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5월 20일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은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유세 중 50대 남성이 휘두른 커터 칼에 피습된 바 있다. 턱 밑에 난 해당 상처는 약 11㎝ 길이로, 박 전 대통령은 병원으로 이송돼 봉합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박 대표는 병상에서 안정을 찾은 뒤 측근들에게 "대전은요?" 라고 첫 마디를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후 선거 판세는 역전됐다.
한나라당은 애초 열세로 분류됐던 대전 시장 선거 판세를 뒤집고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박 전 대통령이 응급 수술 직후 밴드를 붙이고 대전에서 부상 투혼을 펼치는 모습이 민심을 움직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발언으로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했고 이후 대권까지 쥘 수 있었다.
최근에는 '대전은요' 발언을 놓고 진실 공방도 한창이다.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격전지인 대전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며 말을 만들다가 '대전은요'라는 말이 나왔다"며 해당 발언은 '참모진 작품'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은 수술이 끝난 다음 날 선거 보고를 전해 듣고 대전 상황을 물었고, 해당 내용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의 질문에 제가 답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며 "있지도 않았던 내용으로 진실이 왜곡되고 박 전 대통령의 진정성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경험했던 정치권은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발생한 피습인 까닭이다. 회복 직후 이 대표가 내놓을 메시지가 선거판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공방이 한창이다. 특히,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에 대한 당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새누리당을 탈당 후 2023년 4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김씨는 경찰에 보수정당에 가입과 탈퇴를 반복하다 지난해 민주당에 가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적 논란과 관련,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피의자의 당적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저급한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서 "당적 여부가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며 "(이러한 논란이) 정치적 테러도 정파 이해관계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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