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중도 빅텐트'로 간다…이준석부터 류호정까지 '오픈'

"양극단서 가운데로 가야…힘 합친다는 대의에 서로 동의"
"제3지대 인물 중 절대 안 된다는 분 없어…최소한 교섭단체는 돼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9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2.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과 사실상 결별 선언을 하면서 기존 거대 양당에 속하지 않는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3지대' 세력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중도 빅텐트'를 성사시켜 총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뉴스1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안 정치세력이 불가피하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까지도 정답 없는 시험지를 국민에게 강요하는 상태로 갈 것이다.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요구한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지난달 30일 회동에서 이재명 당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은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르면 오는 4일 창당을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민주당 지지 세력의 분화를 의미하는 만큼 올해 총선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거대 양당에 피로감을 느낀 부동층의 규모가 어느 선거 때 못지 않게 크다. 이런 기류가 가시화 되면 제3지대 신당은 올해 총선 지형에 변화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

신당은 현재 거대 양당에 속하지 않는 중도층을 타깃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구도가 지나치게 극단적이기 때문에 극단을 완화해야 한다"며 "지금의 양극단에서 보면 조금 더 가운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제3지대 세력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중도 빅텐트'를 성사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유력한 제3지대 세력으로 꼽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이준석 신당'은 여당 내 개혁적 보수 세력의 지지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금태섭 전 의원·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새로운선택',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한국의희망'도 이낙연 신당의 연대 파트너로 거론된다.

이 전 대표도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올해 총선에선) 정치가 이대로 좋다는 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세력이 진검승부를 해야할 것"이라며 "제3지대 세력들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대의에는 서로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넓은 연대를 구상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견해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준석·금태섭·양향자·이상민 같은 분들 중 같이 할 수 없겠다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절대 안 된다는 분은 없다"며 "(대화를 하기에 따라) 함께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생각을 알아야 한다"며 "그 다음에 협력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도 긍정적이다. 그는 지난 1일 개혁신당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세력과 사실상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 전 대표라는 분은 저와 다른 점이 있고, 성품이 다른 분이기 때문에 상호보완적 결합을 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기대감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민의힘·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다수 합류한다면 '빅텐트'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낙연 신당에는 민주당 내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이 거론되며, 이준석 신당은 '천아용인' 중 한 명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합류를 고심 중이다. 양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대거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총선에서의 목표는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는 20석 이상을 최소한으로 잡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양당 정치의 폐해가 나타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최소한의 의석은 제3세력에게 필요하다"며 "그 정도는 생기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이낙연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이 없다는 점에서 회의론도 거론된다. 민주당의 경우 일부 친이낙연계 의원들이 '신당 불참' 선언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민주당의 개혁 여부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선거제 개편안도 변수다.

이 전 대표는 "(제3지대) 각자가 뭘 하려고 한다는 것을 먼저 국민 앞에 내놔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가치를 조정하고 협력할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갈 것"이라며 "가치를 먼저 보고 정책이 공존할 것인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