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 역설하던 한동훈…여야 수장으로 만날까

'피의자 대 검사' 구도 속 주목…프레임 더 강화될 수도
"비대위원장 신분이면 큰 틀에서 봐야…시각 확장할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으로 지명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시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오는 26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및 한 전 장관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앞서 지난 21일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동안 의견을 종합해 오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한 전 장관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권한대행은 "변화와 쇄신 미래를 갈망하는 국민 기대에 부합하고 당 혁신을 넘어 국회 개혁 등 정치 문화 개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 장관은 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되면, 한 전 장관 체제가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정치권에선 통상 여야 수장이 바뀌면 당 대표실을 찾아 상견례를 하는 등 통상적인 만남이 이뤄져왔다.

일례로 2011년 12월21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원혜영 전 민주통합당 공동대표와 첫 대면했고, 이후에도 2018년 7월20일(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년 6월3일(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수장 교체 하루 이틀 기간을 두고 회동이 있었다.

다만 이후 주호영·정진석 전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들며 "사법적 문제 처리 후 회동하는 것이 맞다"는 식의 입장을 견지해 오며 수장간 만남이 이뤄지진 않았다.

국민의힘에선 양 수장의 '검사 대 피의자' 구도로 양당 관계를 이끌어 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한 전 장관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에 대해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도망갈 염려가 없다는 주장대로라면 이 나라에서 사회적 유력자는 그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아야 하고 전직 대기업 회장들은 왜 구속돼 재판받았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체포동의안은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법원의 심사를 받게 해달라는, 즉 판사 앞에 나오게만 해 달라는 요청"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기도 하다.

반면 '검사 대 피의자' 구도가 총선을 앞두고 여야 대치 구도를 더욱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자칫 야당과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경우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당 대 당' 구도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검사 대 피의자 구도로 가는 상황에 대해 "검사-피의자라고 하는 것은 상수가 이재명 대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것을 꼭 염두에 두고 (한 전 장관이 비대위에) 온 건 아니다"라며 "비대위원장 신분이 되면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야당과 함께 보는 것이기 때문에 한 전 장관이 더 폭넓게 시각을 확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이 바뀔 가능성이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유연성이 있고, 과감한 결정을 하는 것을 보면 정치적 결단도 또 과감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시점에선 이 대표가 내년 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로 밝혀, 이 자리에서 잠깐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장관도 당 수장 자격으로 신년인사회 참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짧은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정식 상견례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