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대위 성공 조건은…박근혜·김종인 비대위에 답 있다
다른 목소리 낼 수 있는 인물이 강력한 권한 행사
"모든 걸 뒤바꿀 수 있는 쇄신 비대위원장 와야"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당 대표 사퇴로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결정한 가운데 비대위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에도 관심이 모인다.
과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비대위는 2011년 박근혜 비대위와 2016년 김종인 비대위 정도다.
두 비대위 모두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공천권 등을 강력하게 행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위해선 당에서도 가혹할 정도의 혁신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하고, 대통령실도 쓴소리를 받아들일 각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1년 당시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고 '디도스 파문'으로 홍준표 당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사퇴한 상태였다.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계파 갈등을 빚던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박 전 대통령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색도 붉은색으로 변경해 이미지 변신을 주도했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면서 중도층 확장에 나섰고, 공천권을 가지고 현역 의원을 대거 물갈이했다.
비대위원으로도 당시 20대였던 이준석 전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 등을 파격적으로 영입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에서 과반 승리를 이뤄냈고,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권 유지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2016년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하고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혼란에 빠지자 박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였던 김종인 전 위원장을 영입했다.
공천권을 약속받고 비대위를 맡은 김 전 위원장은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 26명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쇄신에 나섰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화 대신 경제 성장을 강조했고,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23석을 얻어 원내 1당이 됐다.
이번에도 국민의힘 비대위가 성공하려면 계파를 떠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15일 KBS라디오에서 "(박근혜 비대위는)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고 당의 정강정책을 비롯한 모든 것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줬고 결국 과반 의석 확보를 할 수 있었다"며 "모든 걸 뒤바꿀 수 있는 쇄신과 혁신의 비대위원장이 와야 된다는 목소리에 당연히 힘이 실린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2012년 박근혜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근혜라는 정치인이 이명박 대통령을 치받을 수 있는 여당 인사였고 비대위 구성에서 20대의 이준석, 경제민주화를 외친 김종인 같은 파격적 인사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비상의원총회에서도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고 한다. 이태규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시장, 한·원 장관 등으로 어벤져스 팀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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