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사람 나가라" "희생·결단 리더십 보여라"…민주 의총 충돌

'사쿠라' 발언 친명 김민석 "이낙연 신당 초전박살 내야"
불출마 초선 비명 오영환 "무조건적인 단합 강요 마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오영환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는 선거제 개편을 논의한다. 2023.12.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4일 이낙연 전 대표 신당 창당과 선거제 개편 등 현안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당내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추진을 거세게 비판했고, 비명(비이재명)계는 당내 다양성과 민주주의가 무너져내리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반가량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다양한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선거제 개편, 당 지도부 및 중진 의원들의 거취 결단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 날선 발언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은 이 전 대표를 겨냥한 '사쿠라'(변절) 발언을 언급하며 "불가피한 표현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신당만큼은 안 된다. 초전박살을 내야 한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또 "(이 전 대표의 신당을) 옹호하거나 (민주당을)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혜숙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는 선거제 개편을 논의한다. 2023.12.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은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이 전 대표를 언급하며 "이들의 공통점은 본인들의 소신과 판단을 수많은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이야기 한다는 것"이라며 "소수 의견이 옳고 그름을 떠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고 비난하는 것이 민주당다운 모습인가"라고 반문했다.

오 의원은 "'수박', '사쿠라', '정치꾼' 등 언어들로 당의 소수의견을 비난하는 것이 그리도 시급한가"라며 "오히려 생각이 다른 이들은 용납할 수 없다며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모습이 혐오와 막말, 증오를 일삼는 강성 지지자들과 다른 모습이 무엇이냐"라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또 "무조건적인 일방적 단합과 침묵을 강요하지 마라"며 "다른 생각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탈하는 사람까지도 마음을 돌리고 인정하고 존경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리더십, 국민이 감동하는 혁신과 헌신, 희생,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선제적 인적쇄신 움직임에 당내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에게 공개적으로 거취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의총에선 선거제 개편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우상호 의원은 공개 발언을 통해 "병립형이든 연동형이든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이렇게 질질 끌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날(1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은 눈시울을 붉히며 선거제 개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를 빨리 결정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모두를 위해서도 좋다.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것만은 막아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다만 이날도 선거제 개편 방안을 결론짓지 못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발언을 통해 병립형 회귀는 반대 의견이 좀 많았다"면서도 "오늘 어떠한 것도 확정 짓거나 하는 결과는 없었다. 개인 의원의 의견을 듣는 의총"이라고 설명했다.

임 원내대변인은 선거제 개편 결론 시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다음 주에는 어느 정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여야가 어느 정도는 합의하겠다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또 "원내에서 결정지을 게 아니라 지도부와 논의가 있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다음 주까지 지켜봐 주면 감사하겠다"고 부연했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