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대위로 총선 치를듯…비대위원장 김한길·원희룡·한동훈 거론

총선 4개월도 안 남아…'포스트 김기현 체제' 어떻게 될까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3.12.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김정률 기자 = 내년 총선을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 사퇴를 선언하면서 당은 빠르게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김 대표 사퇴로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윤재옥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8시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3선 이상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오전 9시 곧바로 최고위원회를 개최한다. 윤 권한대행은 2차례 회의 결과를 토대로 비대위 전환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헌 제26조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해 다시 선출된 당 대표를 지명해야 한다.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이라면 원내대표가 그 직을 승계할 수 있지만, 김 전 대표의 경우 임기가 1년3개월 가량 남아 있어 새로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 하지만 임시전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다시 선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권한대행 체제를 거쳐 빠르게 비대위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당헌 96조에 따르면 당 대표 사퇴 등 궐위의 경우 당 대표 권한대행이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비대위원장은 전국위를 거쳐 윤 원내대행이 임명한다. 선출된 비대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 등 선거기구를 꾸리고 공천과 인재영입 등 선거 업무를 지휘하게 된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이 우선 거론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책사 역할을 한 김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선거 전문가로 통한다.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 문화관광부 장관을 거쳐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김병준 전 위원장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정책통이다. 윤 대통령 인수위에선 지역균형발전특위를 이끌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두 인사가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내년 총선에서 외연을 확장하고 중도층 공략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세 장관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그리고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비대위원장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원 장관의 경우 정치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 일찍부터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되어 왔다. 당 일각에서는 원 장관과 한 장관, 인 전 위원장간 삼각편대로 선거를 치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 대표의 사퇴로 당은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상태다. 당 대표, 원내대표와 함께 '당 4역'인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도 전날 사의를 표명했지만 새 지도체제가 들어설 때까지 당분간 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내에선 향후 당의 운영을 놓고 여러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권한대행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겠느냐"며 "현실적으로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수도권 의원은 "비대위를 구성하느냐 마느냐, 비대위원장을 누구로 하느냐로 옥신각신할 게 아니라 현재 당헌당규대로 당에서 중지를 모아 공관위와 선대위를 잘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