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쇄신의 시간' 한창인데…혁신·희생 압박받는 이재명
충성 경쟁 속 친명·지도부 인적쇄신 요구…초선들 불출마 선언도
비명 "장제원도 하는데 이재명 왜 못하나, 친명 왜 안 하나" 비판
- 정재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나아가 김기현 대표의 사퇴로 국민의힘이 총선 4개월을 앞두고 인적 쇄신에 불을 댕겼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6선, 4선 중진(박병석·우상호)의 불출마 의사는 이미 뒤안길로, 이마저도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에 가려졌다. 초선들은 현실 정치의 벽에 가로막혀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13일 여야에 따르면 장 의원의 불출마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요구에 답한 첫 사례다. 아울러 국민의힘 중진 의원 중 첫 번째 공식 불출마 선언이다.
여기에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또 다른 한 축인 김기현 대표가 고심 끝 대표 직 사퇴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반면 민주당은 어느덧 6명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정치권의 관심 밖이다.
박병석, 우상호, 오영훈, 강민정 의원에 이어 전날(13일) 홍성국, 이탄희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공식화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며 "방향이 확실하다. 새해 초 새 희망을 말할 것"이라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혁신 없이 그냥 아무 말 말고 따라오라는 것이 단합이라면 죽은 단합"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당내 비판은 계파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를 '사쿠라'라고 칭한 김민석 의원은 물론,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역사의 죄인'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이소영 의원도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리 당은 내년 총선에서 단합과 혁신을 통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원팀'을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에 비해 동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
당장 친명(친이재명) 원외 인사의 비명(비이재명) 현역 지역구 사냥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 의원, 김 대표를 빗댄 친명 인사들의 희생, 나아가 해묵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도부에 대한 용퇴론이나 희생 요구 목소리가 이어지지만 정작 당 지도부나 중진,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희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도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발 쇄신 압박이란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리 당은 자발적, 자의에 의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의 강압적, 밀실적 방법과는 기본적으로 결이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론 국민의힘과 비교, 이 대표를 겨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장제원 의원도 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 하냐,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냐"며 선도적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 국민의힘보다 못하다"며 "민주당 인적 쇄신은 없다. 당 지도부를 비판하면 중국 홍위병처럼 고립 작전, 비난 작전만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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