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산재 청문회서 DL·SPC 질타…"우리의 관리 책임 있다"

안전강화 대책 마련 촉구…국힘 불참 속 청문회 진행
허영인·이해욱 회장 출석…2조 2교대 비판 한목소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국민의힘 의원석이 비어 있다. 이날 청문회는 국민의힘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을 제외한 여당의원은 증인 채택문제로 불참했다. 2023.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이상학 황보준엽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일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열고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을 질타했다. 여야는 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이 회장과 허 회장은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청문회는 허 회장과 이 회장이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 발생으로 올해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을 사유로 불출석하면서 따로 열렸다.

허 회장은 지난해 10월 SPC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 8월에도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부산 연제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DL이앤씨 하청업체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와 관련해 증인으로 서게 됐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 회장을 향해 "2년 연속 안타까운 국내 노동자의 생명을 잃게 만들었고 수백명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를 유발하도록 방치하면서 해외 사업 확장에 따른 산재 예방 관리의 해외 안전 시스템 설비 구축을 완화할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하셨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SPC그룹 총수인 허 회장에게 산업재해 안전관리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배구조상으로 (허 회장이) 다 소유하고 있고 일가친척들이 지배하고 경영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샤니는 제가 퇴직한 지 5년이 됐다. 이후에는 제가 대표이사 때 완전히 일임하고 책임경영을 하는 것으로 원칙으로 해서 운영을 해왔다"고 답했다.

특히 여야는 한목소리로 SPC그룹의 2조 2교대 장시간 노동 개선 등 안전 조치 강화를 촉구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노동자는 2교대를 개선하지 않으면 죽음의 사고가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데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해 줄 수 있냐"고 했다. 윤건영 의원도 "2조 2교대 문제로 장시간 노동에 의해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면 이것을 해결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근로환경 개선을 해 달라는 현장노조 의견을 보면 2교대 문제가 나온다"며 "얼마나 노조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느냐 하면 '3교대를 하고 싶어도 인원도 상당히 힘이 든다'는 지적도 해놨다. 회사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근로자분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이 해결될 수 있게 허 회장이 결심을 해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과 이 회장은 향후 산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 회장에게 "1년 반만에 7건의 사고가 나서 8명이 죽어갔다"며 "안전대책 강화하겠다,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약속은 '유효하다, 인정한다' 하시면서 결국 거짓말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작년 대비해서 (안전 관리) 예산이 29% 늘어났다"면서도 "저희의 관리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허 회장도 "저희가 부족해서 산재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직원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을 제외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로 진행됐다. 환노위가 지난 10월27일 청문회 개최를 의결할 당시, 여당은 비공개로 간담회를 열자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퇴장한 바 있다.

임 의원은 "야당과 합의 되지 않은 청문회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SPC그룹과 DL이엔씨그룹에서 우리 위원회에 제안서를 낸 바가 있고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