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장·청년패스·횡재세' 정쟁과 설화에 가려진 이재명의 '민생'

단식 복귀 한 달, 민생이슈 선점 노력…여당 건전재정과 충돌
청년 비하 현수막, 암컷 발언 최강욱에 가려진 민생 정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간 장기간 단식 투쟁 후 민생 이슈를 선점하려 갖가지 정책을 내놓았지만 정쟁과 당내 설화에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35일만의 당무 복귀 후 재차 '민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원점 재검토'는 물론 지난 2일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열고 '성장률 3% 회복'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판했고 실제 진행 중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야당 주도로 원전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R&D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이 대표의 '3% 경제 성장론'을 "탕후루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고, 정부 역시 "확장 재정보단 건전 재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하면서 선뜻 대화 테이블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복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민생 정책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22일 발표한 '3만원 청년패스' 도입 계획은 민주당 내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3만원 패스는 한 달에 3만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으로 이를 통해 청년층 교통비 부담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정부의 확장 재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의 '청년 일 경험 지원 사업'을 두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삭감된 청년내일채움공제와 청년 패스,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 청년 월세 한시 특별 지원사업 예산이 일몰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하지만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는 현수막 논란으로 인해 조정식 사무총장의 사과와 더불어 원점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빛이 바랬다.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논의의 불을 붙인 횡재세 카드도 국민의힘의 이른바 '표퓰리즘' 공세를 받는 상황에서 당내 '막말' 논란이 이 대표의 민생 행보에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전 의원은 최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암컷'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 대표 등 지도부는 발언 3일 만인 지난 22일 최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 정지 6개월의 비상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강경파에 대한 추가 징계, 당내 여성 의원들의 대처 등을 둔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향해 "모두가 만족할 순 없지만 민주당이란 큰 그릇을 스스로 잘 지키고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몸가짐, 마음가짐, 행동과 말을 철저하게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좀 더 신중하게, 낮은 자세로, 또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주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