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씨 조용하세요"…식당 옆방서 넘어온 이준석의 고함

하필이면 같은 식당, 같은 시간대 오찬…비판 대화 그대로 들려
안철수, 이준석 '미스터 린튼' 발언 두고 헤이트스피치라고 지적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72주년 ‘백선엽 장군 서거 2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해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2022.6.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악연이 최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재현됐다.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은 지난 6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각각 오찬을 했다. 문제는 이 식당의 방들이 방음에 취약해 옆방으로까지 대화가 들리면서 시작됐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최근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나 '미스터 린튼' 이라고 한 걸 문제 삼아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이라고 했다. 옆방에 있던 이 전 대표는 이런 대화 내용을 듣고 "안철수씨 조용하세요"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 옆방에 누가 있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고함에 안 의원은 별다른 반응은 안했지만 같이 식사를 하던 사람들에게 "못할 얘기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 의원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안철수씨 조용하세요"라고 3~4차례 말했다.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마주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를 목격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있고 그 옆방에 안 의원이 있었다"며 "중간에 이 전 대표가 안철수 대표님 조용히 하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웃어넘길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지만 이런 신경전이 벌어진 것은 두 사람의 오랜 악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당시 노원병을 두고 경쟁을 한 것을 시작으로 바른미래당 때에도 같은 지역구 공천을 두고 충돌한 데 이어 이 전 대표의 안 의원 욕설 파문이 일기도 했다.

지난 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이 전 대표가 안 의원이 유세과정에서 욕설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의 악연은 다시 시작됐다. 이에 안 의원을 보궐선거가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한 이 전 대표를 '내부총질로 당을 망치는 응석받이'라고 비판하며 제명 운동에 돌입, 당 윤리위원회 제명 요구안을 제출했다.

두 사람에 이에 그치지 않고 서로 발언을 하나하나 뜯어가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