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관위 시스템에 국정원 해킹 툴 발견…진상조사해야"
강병원 "4개 시스템에 15개 해킹 툴 의심 자료 발견"
홍익표 "민주주의 파괴·반헌법적 행태…진실 밝힐 것"
- 문창석 기자,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강수련 기자 = 국가정보원과의 합동 보안점검 종료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시스템에 남아있던 점검 도구를 삭제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정권의 선관위 장악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정원이 보안 컨설팅을 핑계 삼아 선관위를 장악하기 위해 벌이는 일련의 과정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행안위 국감 질의를 통해 추가로 파악한 상황에 따르면 지난 1월27일 행정안전부의 '헌법 기관에 대한 보안 컨설팅 실시' 공문이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선관위에 발송됐다"며 "(이들 기관은) 국정원의 보안 컨설팅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선관위는)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명백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국정원은 직접 선관위에 연락해 집요하게 국정원 컨설팅을 받도록 압박했다"며 "선관위와 달리 국회·대법원·헌재는 기존의 자체 컨설팅을 그대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국감에선 국정원의 보안 컨설팅 후 선관위 (시스템에 국정원이 설치한) 점검도구 툴이 2개 남았고, 선관위가 컨설팅 종료 후 자체 인지해 삭제했다고 말씀드렸다"며 "추가 확인한 결과 총 4개의 시스템에 15개 점검도구, 즉 해킹 툴로 의심되는 자료가 발견돼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안 전문가의 확인 결과, 목록에 있던 파일들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누락한 건 이해할 수 없으며, 점검도구로 사용한 파일들이 시스템에 침투한 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한다"며 "발견된 파일은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스캔해 취약점을 파악해 내는 CI 스크립트 파일과 CGI 파일 등을 포함하고 있어 전형적 해킹 프로그램 파일들로 판단된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은 마치 합의에 따라 남은 파일을 삭제한 것처럼 해명하지만,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해킹 파일을 남긴 게 확인되고 보안 컨설팅을 통해 국정원이 선관위 시스템의 모든 설계와 취약점을 파악한 걸로 알려졌다"며 "보안 컨설팅의 의도가 뭔지, 왜 목록에 없는 의문의 파일들을 침투시키고 남겼는지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전문가는 일반적 시스템망이 아닌 주요 서버들에도 해킹 툴이 심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며 "국정원의 비정상적 보안 컨설팅 과정과 결과에 대해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서 선관위의 보안 점검 관련해 6명의 직원을 파견한 걸 확인했다. 국정원 요청에 의한 것"이라며 "더군다나 연구소장은 국정원 출신이다. 보안점검을 연구소가 주도했고, 직접적 지휘감독을 국정원에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도 "현재 국정원은 정보위원들의 설명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고, 정보위 전체 비공개 간담회를 국감 하루 전에 하자는 비상식적인 제안을 했다"며 "국감 증인 채택은 그 발언의 무게가 다르다. 그런데 비공개 간담회에서 설명하겠다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행안위에서도 국정원 담당 직원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는데 응하지 않고 있다"며 "기관을 모아서 같이 점검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특히 행안위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 국정원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정권 차원에서 진행되는 선관위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 시작이자 반헌법 행태로 규정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선 저희가 꼼꼼히 따져볼 것이고 국감 이후에라도 다른 수단 통해 국정원의 선관위 개입 여부 대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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