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여야 대표 회담→3자회담…자꾸 스텝 꼬이는 여야 회담

영수회담 고수했던 이재명, 3자회담 선회…"받을만한 제안한 것"
국힘은 부정적…"여야회담 불응 아쉬워" 3자회담 성사 '불투명'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8.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강수련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복귀 일성으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3자회담'을 제안했다. 앞서 거론됐던 영수회담과 여야회담은 성사되지 못한 만큼 절충안 성격으로 3자회담을 내놓은 것인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23일) 이 대표의 당무 복귀 무대였던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회복과 민생을 챙기기 위해서 여야정, 대통령과 여당·야당 대표 3자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여야 대표 회동 제안에 대한 답변 성격의 제안이다. 김 대표는 지난 2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것은 풀고 신뢰를 쌓아가도록 하겠다"며 "언제 어디서든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고 이 대표에게 '민생협치 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2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자마자 수락연설에서 "국민의 삶이 반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정부·여당에 협력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출근길 문답에서 영수회담 제안과 관련해 "여야는 경쟁도 하지만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회담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 대표를 예방한 당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간 '깜짝' 전화통화가 성사됐고 '빠른 시일 내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으기도 했으나, 결국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후에도 수차례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양자회담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단독회담은 사실상 거절하고 양당 대표·원내대표가 함께 만나는 다자회담 방식을 고수해왔다.

이어 국민의힘에서는 영수회담 대신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지난 5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만난 이 대표에게 식사를 제안했고, 이 대표는 "국민은 그냥 밥만 먹으면 안 좋아한다"고 거절했다.

대신 민주당은 여야 대표간 정책회동을 제안했고, 이를 김기현 대표가 수용하면서 다시 TV토론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위한 양당 실무 협의단까지 구성되면서 성사되는 듯 했으나 결국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이 대표가 단식투쟁 중이던 지난 9월에도 김 대표는 단식 중단을 요청하며 여야 대표 회담을 재차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정권 쇄신이 우선"이라며 받지 않았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 중 재차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간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의 양자 영수회담, 국민의힘은 여야 대표 회담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렸는데, 이 대표의 3자회담으로 제안 선회로 회담이 마침내 성사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3자회동을 제안한 것은 3자회동이 야당 대표로서 좋은 그림이 아닌데도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쇄신을 얘기하는 상황이니 민생과 협치를 위해 3자회담은 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3자회동에서 제시할 내용으로는 △경제 관련 협치 기구 설치 △내년도 예산안에서 민생 재정지출 확대 △민생을 우선하는 개각 등이 언급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일단 3자회동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상태여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전날 구두논평에서 "막혀있는 국회, 어려운 민생을 진정 생각한다면 복귀한 이 대표가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자고 (여야 대표 회담에)응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다"며 "아직 이 대표와 민주당이 민생을 위해 형식, 조건 없이 만나자는 국민의힘과 김 대표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