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 복귀 전 '강서 보선' 완승 이재명…당내 갈등, 어떻게 수습할까

체포동의안 여퍄 계파갈등 봉합 과제…지명직 최고위원 임명도
잦아든 '반란표 색출' 분위기…"분위기 봐서 밀당" 시각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저녁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일대에서 열린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의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무 복귀 과제로 꼽히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야권은 남은 과제인 당내 갈등 수습에 대한 이 대표의 선택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전날(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56.52%의 득표율을 기록해 39.37%의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7.15%p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초 이 대표 당무복귀 후 과제 중 하나로 꼽혔던 '내년 총선 전초전' 승리를 완수한 셈이다. 이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서도 이 대표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단식 치료 병상에서의 첫 당무로 보궐선거 상황을 직접 보고 받는 한편, 퇴원 당일에도 강서구 유세 현장을 찾으며 진 후보를 지원 사격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왔다.

강서구청장 보선을 승리한 이 대표 앞엔 이제 총선 전 '당내 갈등 수습'이 과제로 놓이게 됐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원내지도부가 교체되는 등의 내홍을 겪어 왔다.

송갑석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해야 하는 것도 이 대표에게 남은 과제다. 야권에선 새 최고위원이 친명(친이재명)계냐 비명(비이재명)계냐가 통합 여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선 가결 직후 '반란표를 색출하자'는 분위기가 들끓었으나 현재는 다소 차분해진 분위기다. 비명계를 향해 "반드시 외상값은 계산해야 한다"던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근에는 "처벌이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발언 수위를 낮추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진 후보 유세 현장에서 "우리 앞에 거대한 장벽이 놓여 있고 그 장벽의 두께와 높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리가 좌절하지 않고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반드시 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권 심판'을 위해 당내 통합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구속영장 기각과 친명계 원내지도부 취임으로 당내 입지를 다진 이 대표가 비명계 색출로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대표 지지층 중 하나인 원외 그룹 더민주혁신회의가 비명계 퇴진을 요구하는 점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다.

친명계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당은 시스템에 의해 공천을 하지만 당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한테 공천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 체제가 보선 승리로) 지금은 여유를 가지게 됐다. (비명계 퇴출 등은) 당장에는 안 할 것인데 그렇다고 지우지도 않을 것"이라며 "(비명 색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다가 분위기 봐서 부응하다가, 밀고 당기고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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