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자녀 특혜채용' 사무총장·차장 공수처 수사 의뢰 검토

오후 긴급회의 열고 특별감사 결과 및 쇄신안 발표

자녀 채용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방문했을 당시 박 사무총장(오른쪽)과 송 사무차장의 모습. 2023.5.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한상희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을 면직하고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수사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31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공수처 수사 의뢰를 포함한 고위 간부 4명에 대한 특별 감사 결과를 보고 받은 후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박 총장, 송 차장, 신우용 제주상임위원, 경남 총무과장 등 일부 고위 간부들의 자녀가 선관위에 경력 채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선관위는 5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내부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4·5급 직원 자녀의 경력 채용 사례가 추가로 5건 이상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례만 11건으로, 감사 결과에 따라 해당 사례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선관위가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에 대한 수사 의뢰를 검토하는 것은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은 국가공무원법상 퇴직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정무직이다. 면직 처리되면 공무원 연금 삭감과 공직 재임용 제한 등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쇄신안에는 채용 공고를 내지 않고 지방자치단체 추천을 통해 결원을 채우는 '비다수인 대상 채용' 전형을 폐지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송봉섭 사무차장(차관급)의 자녀가 2018년 선관위에 채용될 당시 이 전형으로 채용됐다.

이외 경력 채용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안과 외부인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의 발표 내용에 여당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노태악 선관위원장에 대한 거취 문제 거취와 관한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다만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제도 개선 등 자세한 내용들은 감사 결과와 같이 발표하겠다"라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응할 때까지 방안을 고민하고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개선 방안을 국민도 믿어주시고 (선관위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박 사무총장의 자녀 채용 셀프 결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말 바꾸기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선관위는 국회 행안위에 박 사무총장이 2022년 사무차장 재직 시절 직접 자녀 채용 서류에 결제한 적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지만, 지난 19일에는 사무총장의 승인을 사무차장 전결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