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코인·강성당원…혼돈의 민주, 혁신기구도 갑론을박
의총서 결의한 혁신기구 구성 논의 지연…구인난도
비명 "전권을"·친명 "지도부가 먼저"…권한 두고 계파 이견
- 전민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돈봉투·코인 논란에 더해 대의원제·강성당원에 대한 대처를 두고 당내 갈등까지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이 혁신기구 구성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혁신기구 역할과 인선을 둘러싼 갑론을박만 펼쳐지면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4일 쇄신의원총회에서 혁신기구 구성을 결의하고 지도부 논의를 이어왔지만 2주가 지난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신 위원장 인선과 기구가 논의할 범위, 권한 등을 둔 당내 갑론을박만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혁신기구의 권한을 두고는 당내 계파에 따라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인 윤건영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우리의 혁신은 내려놓을 각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혁신기구가 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당 지도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민 전 최고위원도 라디오에서 "혁신위가 진짜 실질적인 혁신을 하고 당내 기득권, 특정 세력들의 입맛에 맞게 구성되거나 휘둘리지 않으려면 전권을 위임하고 지금 현 권력들의 2선후퇴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대표의 결단이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야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양이원영 의원은 "혁신위는 임명, 당 지도부는 선출"이라며 "임명 권력이 선출 권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면서 혁신위가 전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지도부는 '위원장 구인난'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지난 2016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이끌었던 혁신위원회를 모델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대표 취임 두 달 후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비문계의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계파색이 옅은 김 전 교육감을 수장으로 혁신위를 구성하고 전권을 위임한 바 있다.
안민석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1차적으로 (위원장을) 외부에서 모셔 와야 한다. 가령 2008년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박재승 변호사 같은 분이 필요하다"며 "내부에서 찾았다가는 내부 기득권 지키기로 변질된다"고 했다.
그러나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막강한 권한의 혁신기구를 외부 인사가 맡게 될 경우,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과거 김상곤 혁신위가 출범 자체로 주는 신선함은 있었지만, 활동 과정에서 내놓는 혁신안들이 더 큰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는 상황도 있었다"며 외부 인사 인선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중진의원은 "내부든 외부든 상관없이, 당내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도,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편협하지 않은 혁신기구를 이끌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역할은 쇄신을 하면서도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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