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가 로비 단체냐" "말씀 지나쳐"…박민식, 與 의원과 언쟁
강민국, 업무 지적하며 "보훈부 승격 반대토론 해볼까"…박민식 '발끈'
야당 의원들이 나서서 말려
- 전민 기자,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전민 박종홍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언쟁을 벌였다. 여당 소속 의원과 여당 출신 기관장이 서로 언성을 높이는 드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를 통해 독립·국가유공자의 80% 이상이 가스요금 경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부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도시가스요금 경감 지침을 보면 장애인과 기초수급자 외에 1~3급, 국가유공자와 독립유공자도 가스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강 의원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몰라서, 혹은 신청 방법을 몰라 혜탁을 받지 못하는 유공자가 대다수인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난방비 사각지대를 찾아내려는 노력조차 보훈처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등은 차상위계층 누락자 발굴 노력을 하는데 보훈처는 이런 시도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처장은 지적에 수긍하며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강 의원은 이어 "그러면서 뭘 처에서 부로 승격해달라는 것이냐. 24일에 본회의장에서 반대토론 한번 해볼까요"라고 물으며 "각 보훈단체자 들을 동원해서 부로 승격해달라고 로비나 하면서,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못 하고 그 자리에 왜 앉아 있냐"고 질타했다. 오는 24일에는 국가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있다.
그러자 발끈한 박 처장은 "지적을 충분히 수긍하고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국가보훈부 승격을 위해 산하기관들이 로비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부족한 점은 있지만 처가 부로 승격하는 것은 여야간 만장일치로 동의한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로비냐.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따져 물었다.
강 의원이 재차 "우리 사무실에도 온 사람이 많다"고 하자 박 처장은 "보훈처장이 로비 기관이냐, 의원님 말씀이 지나치시다. 저는 로비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처장은 지난 18대와 19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여당 의원과 같은 당 출신 기관장이 상임위에서 말싸움을 벌이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이에 오히려 야당의원들이 나서서 둘의 말싸움을 말렸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까지 하신 분이 사실이 아닌 일이 있으면 '사실이 아닙니다' 정도로만 하면 안 되겠느냐"며 "그 정도만 하면 되지, 따지고 할 것은 아닌것 같다"고 했다.
강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저는 부처 이기주의에 대해 지적한 것이고,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한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박 처장이 말실수를 트집잡아 본말이 전도되게 했다"며 "위원장이 강력하게 지적해달라"고 촉구했다.
위원장을 대리한 야당간사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오갔는데 로비에 의해 보훈부 승격을 한 것은, 저도 만나봤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었는데 박 처장이 잘 이해해 달라"며 "다만 위원장이든, 장관이든 의원이든 상임위에서 말할 때 자기가 얘기한 것을 상대방이 수긍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상대방이 수긍하지 않는다 해도, 듣는 사람들은 일리가 있으면 다 듣게 돼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많은 분들이 지혜롭게 판단한다고 믿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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