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당권 도전, 전대 지각변동?…장제원 관계 설정 첫 과제

점차 발걸음 빨라지는 권성동, 전날(14일) "역할 마다 않겠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전국 발대식 및 송년 자선음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2.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당권 도전을 위한 잰걸음을 시작했다. 이번 전대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꼽히는 상황에서 권 의원의 당권 도전은 전당대회 구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 출마로 최근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의 관계설정과 함께 친윤 후보 간 교통정리 여부가 이번 전대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권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여러 분으로부터 많은 의견을 듣고 있고 최종 결심이 서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잠재적 당권주자로 꼽힌 권 의원이 당권 도전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친윤계가 주축이 된 보수 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발대식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함께 가자. 여러분께서 바로 윤 대통령을 만든 최고의 주역"이라며 윤심을 향해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또 "여러분이 계시기에 여러분의 열정과 의지, 노력만 있으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내후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총선 승리도 강조했다.

새미준은 친윤계 이철규 의원이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권 의원은 상임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 내에서는 권 의원이 이날 행보를 통해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사 현장에는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해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는데, 권 의원은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을 돌입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권 의원은 앞서 영남을 중심으로 당원 모임에 적극 참석하며 전대 준비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권 의원 측에 따르면, 권 의원은 당원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내년 1월부터 전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권 의원의 당권 도전은 전대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에서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심(당원 의중) 반영 비율을 기존 70%에서 80~100%로 상향 조정하는 안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등 윤심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친윤계 핵심 인사인 권 의원이 출마할 경우 윤심이 그를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원내대표를 했으며, 앞서 장제원, 윤한홍, 이철규 의원 등 친윤 4인방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 내외와 함께 부부동반 모임을 하는 등 최근까지 윤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권 의원이 전대 준비에 나서면서 또 다른 친윤 핵심 인사인 장제원 의원과의 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명실상부한 친윤계 핵심인사로 서로를 향해 '브라더'(형제)를 외치고 있지만, 최근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의원이 최근 71명의 현역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을 발족하면서 세를 과시하는 만큼, 권 의원에게 장 의원과의 관계설정은 전대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전날 "장 의원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가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장 의원에게 우호적인 손짓을 보내기도 했다.

장 의원 입장에서도 권 의원의 당권 도전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두 사람이 차기 당권을 두고 갈등을 보인다면 정권 초반 당내 '권력 투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권 의원 출마로 친윤 후보 간 교통정리에 관심이 쏠린다. 당 내에서는 김기현 의원이 최근 친윤 후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 의원은 당권 주자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과 관저 만찬을 했으며, 장제원 의원과 소통도 이어가며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심 잡기에 적극적이다.

만약 친윤 후보가 난립하면 지지층 표가 분산되면서 비윤(非)계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비윤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당원들을 향해 뽑아달라며 전대 출마에 시동을 건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권 의원을 향한 견제가 시작된 모습이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분이 (원내대표에서) 사퇴한 지 100일 정도 됐느냐"며 "당원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잘 아시니 않느냐"고 지적했다. 권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지도체제 논란을 수습하지 못한 채 책임지고 사퇴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