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곡관리법 또 충돌…"매년 1조 소요" vs "쌀생산 조정하면 돼"
[국감현장] 여야, 농해수위 국감서 양곡관리법 충돌
與 '양곡공산화법' 표현 설전 중 이재명·주호영 中 공산당 축전 논란도
- 김유승 기자,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강수련 기자 = 여야는 20일 정부가 과잉 생산된 쌀을 시장에서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쌀 과잉생산 구조를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사전에 쌀 생산량을 조정하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 안정을 위해 쌀 생산량이 3%를 초과하거나 쌀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생산량 일부를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전날 민주당의 주도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다.
농해수위는 이날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등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많은 자원이 쌀 시장격리에 투입되면 미래 농업을 잠실 할 수 있다. 종국적으로는 전체 대한민국 농업을 피폐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당 정희용 의원도 "2030년 쌀 초과생산량이 64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년 1조원 이상 재정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쌀 시장 의무 격리 법제화는 부수적인 내용이고, 주된 내용은 전략작물 직불제 확대와 논 타작물 재배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법제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타작물 재배를 지원해 쌀 생산량을 줄이면 의무 매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어 정 장관을 향해 "개정안이 법제화되면 1조원 이상의 국민 혈세가 투입될 것이라거나, 농업을 후퇴시키는 정책이라는 홍보는 지양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쌀 시장격리를 '의무'로 강화하면 판로 걱정 없는 농민들이 벼농사를 열심히 지어서 쌀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며 "타작물, 전략작물을 통해 쌀 생산을 조정하려는 정책 목표는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도 "현재 농촌 여건상 논에서 벼가 아닌 인위적으로 다른 것을 심으라고 해도 구조적으로 그렇게 안 된다"며 "벼 (재배)는 쉽게 진입할 수 있고, 기계화도 100% 됐고, 소득도 높은데 판로도 정부가 보장한다면 저 같아도 벼를 심겠다"고 거들었다.
여야는 전날 안병길 의원이 개정안을 두고 '양곡공산화법'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저는 어제 대단한 모욕감을 받았다. 국감 현장에서 청춘을 바치고 귀향한 농민의 피폐한 삶의 현장을 보며 저도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이를 보고 '양곡공산화법'이라고 하면, 제가 공산주의자란 말인가"라고 했다.
이에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중국 공산당 창건일에 축하를 보낸 것은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윤 의원은 "뉴스를 보니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축하 전문을 보냈다. 주호영도 빨갱이인가"라고 맞받았다.
전날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단독 처리 과정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농해수위 위원장인 소병훈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전날 개정안 처리에 대해) 날치기란 말을 자꾸 하는데, 하지도 않은 날치기를 했다고 한다. 비용 추계 안건에서 제가 이의가 있냐고 물어봤고, 그때 (국민의힘 소속) 홍문표 의원도 손을 들었다. 그게 날치기면 홍 의원도 날치기에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우리 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들이 홍길동이 된 기분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하고, 날치기를 날치기라 못한다"면서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의 대표고, 국회의원이고 본 걸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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