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사흘째 '정쟁'…이재명·김건희·MBC 등 격돌, 곳곳 파행(종합3보)
[국감초점]與 이재명 수사·문재인 감사·MBC 민영화 등 공세
野 김건희 주가조작 특검, 정치·언론탄압…'한미일 훈련'에 국방위 파행도
- 강수련 기자, 심언기 기자, 정재민 기자, 허고운 기자,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심언기 정재민 허고운 이기범 기자 =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 사흘째인 6일 여야는 감사원 감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찰수사 등 검찰과 감사원의 사정과 관련해 대치를 이어갔고, 몇몇 상임위에서는 갈등이 격화돼 파행을 빚기도 했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총 8개 상임위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법사위, 이재명·검수완박 논란에 13시간만 파행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국정감사 데뷔전이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여야의 공방 끝에 13시간 만에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성역 취급한다"며 비판한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을 문제 삼으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하면 된다"고 맞섰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검찰의 이 대표 관련 성남 FC 후원금 수사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통보 등 윤석열 정부의 야권을 향한 수사·감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놓고 격돌했다. 윤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보도 논란 등도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에 대해 날을 세우며 '정치탄압'을 강조했다. 김승원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민생 사건을 처리해야 할 검사, 수사관을 정치 탄압 수사에 동원한다는 제보가 있다"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검수완박을 해놨기 때문에 민생 수사가 어려워졌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전 정권 수사에 검사와 수사관 등 300명 이상이 동원됐다"고 한 장관을 압박했고, 한 장관은 "고소·고발이 늦어지는 이유가 검수완박"이라고 맞섰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지낸 권칠승 의원은 한 장관의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 권한쟁의서를 두고 "편파적이고 당파적인 입장이 실려있다. 전체 글을 보면 극우 유튜버 수준의 혐오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한 장관은 "(검찰청법 개정에 대한 여야 합의가) 만약 진정한 합의고 유효한 합의였다면 위장탈당이라든지 이런 건 없겠죠"라고 비꼬았으며, "거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속으로 중요범죄 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겠나"라는 질문에는 "그 생각이 진짜 아니었나. 그럼 이거 왜 하셨나"라고 반박했다.
전임 장관인 박범계 의원과 한 장관은 답변 태도와 말투 등을 두고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앞세워 역공에 나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와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는 건 두 사람에 대한 기소가 예정이라고 봐도 무방한가"라며 "두 분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는 미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해당 논란을 거론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성, 중립성을 지켜야 할 기관인데도 문자 내용을 미뤄볼 때 전 정권에 대한 표적 수사를 사실상 대통령실에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되게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서면조사 거부를 두고 "왕조시대에 사는 듯한 태도가 대단히 유감"이라며 "군부독재, 권위주의 시대로 압축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도 감사원의 서면 조사를 받았다. 전 대통령은 불가침의 성역이 아니다"라며 반격에 나섰다.
◇과방위, MBC 자막보도·한상혁 거취 쟁점
과방위에서도 여야는 MBC의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거취와 방통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놓고 충돌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과방위 국감에서 "MBC 바이든 자막 사건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이 지키겠다 선언한 최소한의 강령과 취재보도 준칙도 지키지 않은 방종의 문제"라면서 "방종을 넘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음해하고 정권 교체를 기도하는, 국익을 해하는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MBC를 고발한 것은 언론 탄압이 아니라 정당한 방어권 행사 논리"라며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를 할 것인지 MBC를 민영화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박성중 의원은 "공식석상에서 나온 발언도 아니고 주위 소음으로 발언의 정확한 내용을 알아듣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바이든'이 들린다고 다수결에 따른 이유로 이렇게 (보도)한다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저는 아무리 들어도 '바이든'으로 들리지 '날리면'으로 들리지 않는다"며 "비속어도 분명히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한 것은 대통령 욕설인데 왜 혼나는 것은 MBC이고 부끄러운 것은 국민인가"라고 반문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SBS와 TV조선, JTBC 등 여러 채널에서 오전에 비슷한 시간대에 (문제 영상을) 방송했다. 특정 언론에 대해 겁박하는 상황"이라며 "분서갱유(진시황제가 책을 불태우고 학자들을 묻으라고 지시했다는 뜻으로 학문과 사상에 대한 탄압을 의미)가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방통위에 대한 감사 문제도 쟁점으로 떠오르며, 한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압박도 이어졌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 기관이라고 했고, 방통위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의 감사가 진행됐다"며 "윤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표적 감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제가 평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상당 부분 정기 감사 범주를 넘어서는 거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임기 보장은 형사 처벌의 문제이며, 문 정부에서도 소위 블랙리스트 문제로 재판받는 부분도 있다"며 "한상혁 위원장 사퇴 압박은 형사 처벌 대상이다"고 말했다
반면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바뀌고 철학이 완전히 다른 사람인데 물러나지 않겠다고 하면 불쌍하고 가련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는데도 자기 철학과 맞지 않다고 중간에 물러났다"고 사퇴를 종용했다.
◇국방위 '깡통안보' 논란에 파행, 4시간만 속개
국방위원회는 전날 일어난 현무-2C 미사일 낙탄 사고,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대응사격은 완전한 실패였다. 국민 머리 위에 현무2 미사일이 떨어진 것"이라며 "늑장대응, 축소은폐 대응이 더 큰 문제로 국민신뢰가 미사일 추락하듯 추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마차진이라고 위험성도 없고 안전한 사격장이 있었는데 왜 강릉으로 옮겼느냐"며 "9·19군사 합의가 군사적으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운용의 묘를 살리면 마차진 사격장 쓸수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
'서해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선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비공개 회의록의 일부 내용을 공개하자고 제안했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필요하다면 열람을 하라"고 맞섰다.
이날 한미일 미사일방어훈련이 독도 인근 해상에서 펼쳐졌으며, 합동참보본부에서 국방위원들에게 오후가 돼서야 훈련 사실을 알리면서 국감이 파행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허수아비도 아니고 깡통 안보 상황에서 국감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말했으며, 이에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현역 군인들을 앉힌 자리에서 깡통 안보라는 표현은 군을 무시하는 용어 아닌가"라며 문제 삼았다.
민주당 측에서 우리나라가 미국과 일본 정상의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의 한반도전개 및 한미일연합훈련 결정에 끌려다닌다는 주장이 나오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일감정을 부추기기 위해 일본이 가장 위험하다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정식 사과하거나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의원들 간 말싸움이 이어지면서 국방위 오후 질의는 정회됐다. 이후 4시간 뒤 속개된 회의에서 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이 '깡통 안보' 발언을 직접 사과하고 여당 측에서 이를 수용했다.
이외에도 복지위에서는 장애인 복지, 의료서비스 지역불균형 등에 관한 질의가 이어졌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에 대해서는 자료제출 거부와 불성실한 태도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은 이날 국감이 끝날 무렵 사과하기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공매도 금지, 론스타 사태, 테라·루나 사태 책임, 이상외한거래 등에 대한 질의를 받으며 데뷔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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