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스마트폰 사용에 '사지방' 개점휴업…PC 가동률 88%→28% '뚝'
사지방 이용률 90% 달했지만…軍스마트폰 사용에 28.7% '3분의1토막'
정부, AI 교육장 사업에 수십억 투입…성일종 "AI교육장으로 활용해야"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군장병의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하면서 '사이버지식정보방'(사지방) 이용률이 반토막으로 줄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축한 사지방의 유휴 공간을 장병의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를 위한 'AI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군부대 내 사지방의 월 평균 PC 가동률은 지난달 기준 28.7%에 그쳤다. 부대 내 스마트폰 반입이 불가능했던 2018년에는 PC 가동률이 87.9%에 달했지만, 4년 사이 이용률이 해마다 줄어 3분의 1토막으로 급감한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과 2018년 월평균 PC 가동률은 각각 86.9%, 87.9%였지만, 2019년 군장병의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사지방 PC 이용률은 같은 해 44.5%로 반토막 났다. 이후 △2020년 42.7% △2021년 39.4% △2022년 28.7%로 해마다 감소세다. 국방부는 군장병의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24시간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지방 이용률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사지방이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였지만, 정부 예산은 해마다 투입됐다. 국방부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지방 PC 등 장비 도입 및 교체에 총 717억23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사지방 내 PC 장비는 2017년 5만700대에서 지난달 4만425대로 1만대 가량(20.3%) 줄었지만, 이용률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정치권에서는 개점 휴업 상태인 사지방을 군장병의 ICT 역량 강화를 위한 'AI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부터 'AI 교육장 구축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총 861억2000만원을 투입해 AI·SW 군 전문인력 1000명, 전역 후 산업계에서 활약할 인재 5만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가 올해 편성한 'AI 교육장 구축사업' 예산은 총 18억9000만원으로 지난달까지 전액 집행됐다. 교육장 기반환경 구축 예산으로 10억7000만원, 노트북 및 소프트웨어 등 교육장 단말기 구매 예산으로 8억2000만원씩이다. 군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일종 의원은 "우리 군이 장병들에 대한 AI 교육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면서도 "엄청난 예산을 들여 만든 사이버지식정보방이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는데 굳이 새로운 교육장을 만들고 새로운 노트북을 구매하기 위해 예산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 의원은 "전국 군부대 사이버지식정보방을 이대로 방치시켜 놓을 것이 아니라, 장병들의 AI 교육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각 부대 사정에 따라 새로운 AI교육장을 만드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전국 사이버지식정보방의 시설을 보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예산 활용 방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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