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논란'에…김종인 "민주당 뿌리 창당한 분이 조부"

"유능한 경제정당 되지 못했던 이유? 계파 기득권 집착"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당 60년사(史)를 담은 도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당원들을 향해 자신의 뿌리는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전두환 정권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를 비롯해 여야를 오간 정치 이력 등 자신을 겨냥한 '정체성 논란'이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당원들에게 자신과 더불어민주당이 가깝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1955년도에 탄생을 했지만, 그 뿌리가 되는 한국민주당이라고 하는 게 1945년 창당이 됐을 때 그 창당을 주도했던 분이 제 할아버지"라며 "1955년에 민주당이 창당이 되고, 5·16으로 인해 민주당이 사라져버리고, 1963년 처음으로 정치활동이 허용돼 야당으로 탄생한 정당이 민정당"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그걸 제 조부(김병로 초대 대법원장)가 창당하는 과정을 옆에서 다 지켜봤던 경험을 제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1963년 설립된 민정당은 군정세력에 반대하는 범야권 집결체를 목표로 김 전 대법원장과 윤보선 전 대통령이 발족시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1년 창당한 민주정의당의 약칭도 민정당이지만, 완전히 다른 당이다.

그는 또 "그동안 정치권과 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살았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저도, 국민도 인정하는 게 있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는 더불어민주당 60년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지금은 국민의 애정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지난 60년 역사만큼은 어떤 정당에도 뒤지지 않는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이 역사를 잘 보존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 그것이 더불어민주당이 해야할 첫 번째 과제이자 가장 기본적인 과제"라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지난 8년 동안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드시 민주주의를 재생, 발전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두 번째 과제는 역시 경제"라며 "박근혜 정부 들어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해결할 능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 60년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시대적 요청에 온몸을 던져 화합했던 것처럼 이제 경제를 살려달라, 민생을 살려달라는 국민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화합할 때"라며 "경제를 살리는 일이 바로 시대적인 과제"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당의 '계파 기득권' 문제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가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지 못했던 이유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려는 정치보다 계파 기득권에 집착하는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다행히 혁신이 성공하고 새로운 변화가 성공하고 있다. 기득권을 놓고 싸우는 게 아니라, 경제불평등과 싸울 때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며 "첫 번째 관문은 이번 총선이다. 총선승리를 통해 새로운 민주 60년을 국민의 희망으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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