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근혜 구하기' 넘어 '혁신' 카드로 재보선 승부수

당내 혁신 필요성 대두…실질적 실천 요구
혁신위에 이준석 위원장 임명…주부 포함 총 12명으로 구성

(서울=뉴스1) 유기림 김영신 기자 = 이준석 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새누리당 사무총장실에서 가진 혁신위원회 첫 모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첫 모임에는 황영철, 강석훈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1일 오전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2014.6.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figure>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구하기' 마케팅으로 절반의 승리를 거둔 새누리당이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혁신의 마스코트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다. 그는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변신해 새누리당이 외치는 혁신의 전면에 나섰다.

사실 새누리당이 혁신을 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 직전 새누리당 의원들이 투표 독려를 위해 펼친 1인 피켓 시위의 명칭은 '반성과 혁신의 1인 피켓'이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 등과 같은 문구로 유권자에게 읍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서 새누리당 후보들을 뽑아 달라"는 외침은 무엇이 새누리당의 반성이고 혁신인지를 갸웃거리게 했다.

'미니 총선'이라 불릴 만큼 많은 15곳에서 치러지는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의석수 과반(151석 이상)을 지키는 것이 목표다. 새누리당은 현재 의석 147석을 차지하고 있어 4석만 더 확보하면 되지만 내부에서는 '과반 붕괴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30일 새누리당 비대위회의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비대위원들은 앞다퉈 이제는 정말 반성과 혁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선명하게 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새누리당과 정부가 위기다. 우리는 민심을 읽지 못하고 민심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치열하게 반성하며 당의 운명을 걸고 당의 전부를 당의 전부를 혁신해야 한다"고 '혁신'을 강조했다.

이어 "2주 후 전당대회 화두가 혁신"이라며 "우리 스스로 당에게 혁신적 실천과제들을 던지고 제시, 실천함으로써 새누리당 2.0 시대를 열어야 한다. 혁신하면 생존할 것이고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출범을 알렸다. 윤 사무총장은 "혁신위는 향후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들을 대신해 당대표 후보들에게 혁신과제들을 제시하고 후보들을 검증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에는 선출된 당 지도부에게 당 혁신 실천방안들을 약속하고 실천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해진 비대위원은 여기에 더해 실질적 실천을 요구했다. 조 비대위원은 "그동안 혁신위, 쇄신위, 비대위 등 여러 이름으로 쇄신작업이 이뤄져왔다"며 "선거주기로 해서 기획성으로 선거국면을 돌파하려 일회성 혁신기구 작업을 하다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되는 일을 반복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새누리당의 정치적 위상이 하락해서 위기에 와 있다는 점만 봐도 혁신작업이 단기 기획성,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오늘 출범하는 혁신위는 새누리당의 의식, 체질, 문화, 일상적 당무, 소속 의원·당협위원장·당원들 활동의 기본 틀을 바꾸고 근본적 개혁, 혁신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혁신위를 기획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혁신위는 선거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은 몇 년 후 침몰할 것"이라며 위기의식 속에서 혁신위가 출범했음을 알렸다.

그렇게 구성된 혁신위에는 이 위원장을 포함해 총 12명의 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정병국(4선) 의원과 황영철·김용태·강석훈 의원 등 초재선 의원, 고준 새누리당 사무처 차장을 비롯해 전업주부 윤보현씨, 최기영 LG유플러스 사원, 김대식 열린연구소 대표, 이윤철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그 면면이다.

혁신위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전모임을 가졌다. 이 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혁신을 유도하는 게 첫번째"라며 "청년위, 사무처 노동조합 등 혁신위 안을 갖고 나온 대화 주체들과 일주일여간 여론을 수렴해서 당권주자들에게 혁신안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의사 표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당내 복당 심사가 제대로 이뤄져왔는지 당 윤리위에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새누리당이 야당에 비해 도덕적 우위를 가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7월1일 첫 전체회의를 갖는다. 7·14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난 뒤 이들이 약속한 혁신안을 검증하겠다고 예고한 혁신위가 당내를 넘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gir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