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치열한 공천경쟁…여론전도 '불꽃'

공천관리위, 경선 및 컷오프 지역 발표 앞두고 신경전 고조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경기 평택을에 거주한다고 밝힌 새정치민주연합 당원 4명은 30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이계안 최고위원의 7.30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등을 요구하고 있다. © News1

</figure>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공천을 신청한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들의 여론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이르면 30일 경선지역을 분류하고 공천신청자들 가운데 경선 대상자를 압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불꽃튀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론전이 가장 치열한 곳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도전장을 내민 광주 광산을이다. 당내 중진인 천 전 장관이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를 도전한 것을 놓고 천 전 장관과 타(他) 공천 신청자들간 설전이 뜨거운 상황이다.

천 전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호남정치의 재건과 르네상스를 시급하게 이뤄내지 않으면 대한민국 개혁정치의 미래가 없다. 새정치연합의 미래도 없고 정권교체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에서 2017년 정권교체의 길을 개척하려는 대의에 입각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천 전 장관은 "지금은 무너진 호남정치, 중심을 잃은 야당의 중심을 세우고 구심력을 만들고 핵심 코어를 형성해야 될 때"라며 "(신진인사 등용보다) 그 과제가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호남에서 호남정치 개혁을 위해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쟁자인 김명진 전 민주당(새정치연합 전신)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천 전 장관의 주장은 지역주의에 기대 자신의 정치적 도약을 해보려는 시대착오적이자 퇴행적인 발상"이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부겸 전 의원 등은 어려운 지역에 살신성인해 당에 기여했는데, (천 전 장관은) 격전지를 피해 당선되기 용이한 지역으로 돌아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현지 광주 여론도 굉장히 냉담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산복지포럼 정동원 상임고문 등 광주 광산을 지역원로 29명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선 중진의원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광주를 선택하는 게 올바른 새정치냐, 광주가 아닌 서울과 여의도에서 정치활동을 하면서 이제 와서 광주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받아주는 게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새정치냐"라며 '지역일꾼론'을 앞세운 이근우 광주시당위원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

7월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도 공천 신청자들간 '고공전'이 뜨겁다. 동작을은 새누리당이 김문수 경기지사를 공천할 경우, 정동영 상임고문 등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동작을에서 승리한 시·구의원 당선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밭 갈고 씨 뿌린 사람은 따로 있는데, 추수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다. 오랫동안 지역을 위해 일하고 당을 위해 헌신해 온 후보를 원한다"고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

허동준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동작을 지역은 28년 된 저의 제2의 고향이며 인생이다.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한 2000년부터 현재까지 희노애락을 함께 한 곳"이라며 "(새정치연합이) 국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새로운 인물에게 기회를 주고 미래세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수원정(영통) 지역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새정치연합 여성 의원들은 전날(29일) 기자회견을 갖고 "백혜련 후보는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을 지지해준 여성 유권자의 바람에 부응하는 후보일 뿐만 아니라 우리 당에 승리를 안겨 줄 최적·최강의 후보"라며 백혜련 전 검사에 대한 공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타(他) 후보자들은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공천신청자는 통화에서 "백 전 검사는 19대 총선에서 당이 배려해 안산에 공천을 주지 않았느냐. 당시 자신이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못해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해놓고 이번에도 여성 몫 공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또 한 번의 특혜를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내 명문대학인 아주대학교 총동문회측은 이 지역에 아주대 출신 후보를 공천해달라고 요구하는 건의문을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두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아주대 출신으로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경기 평택을과 김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엔 정장선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당초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계안 최고위원은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평택을 지역 당원 4명은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이계안 최고 추대합니다. 평택을'이라는 종이문구를 들고 이 최고위원의 출마를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정 전 의원을 겨냥,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표표히 떠난 분이 여전히 19대 총선인 이번 7·30 재보궐 선거에 나서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공천을 신청한 경기 김포에선 안철수 공동대표의 수석보좌관 출신인 이수봉 전 민주노총 대변인이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공학적인 계산으로 중진차출론을 운운하며 구태의 인물들을 살려내기 위한 구태의 공천을 재현한다면 새정치연합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9시께 7월 재보선 지역 중 경선 지역과 컷오프 대상 지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남 4곳은 경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1~2곳 정도가 경선지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당직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경선지역을 오늘 발표할 것 같다. 호남 4개 지역에 1~2군데 포함돼 경선지역이 발표될 것"이라며 "여론조사와 면접을 거쳤기 때문에 컷오프 지역도 발표할 것 같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