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vs김무성 뜨거운 일전…'전반전' 되돌아보니

"당청관계 재정립" 한목소리…방법론은 엇갈려
여론조사 조작의혹, 줄세우기·세과시 등 각종 '진흙탕' 공방
전대 D-15…굳히기vs뒤집기 한층 격화 전망

(서울=뉴스1) 김영신 유기림 기자 = 새누리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14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뉴스1 DB)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새누리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7·14 전당대회 레이스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며 전반전을 지나 후반전으로 향하고 있다.

전당대회 주자들은 6·4 지방선거가 끝난 뒤 앞다퉈 출마선언을 하고 저마다의 기치를 내세우며 표심갈이에 열중했다.29일 현재 새누리당 전당대회에는 양강 구도의 서청원, 김무성 의원과 이인제·홍문종· 김영우·김을동·김태호·김상민 의원(선수 및 가나다순), 박창달 전 국회의원, 석종현 전 친박연대 최고위원 등 10명이 출마선언을 하고 뛰고있다.

이 중 각각 "사심없는 희생"과 "할 말하는 대표"를 강조하며 가장 뜨겁게 맞붙은 '양강' 서청원, 김무성 의원의 1라운드를 되짚어본다.

◇徐-金 모두 "내가 건강한 당청관계 적임자"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일제히 당 대표 출마 일성으로 '건강하고 긴장감 있는 당청관계'를 내세웠다.

전임 지도부가 청와대에 제 할말을 못하고 끌려다녔다는 당 안팎의 지적에 대한 반사작용이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8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밝은 눈과 큰 귀가 되겠다"면서 "국정 동반자로서 대통령과 청와대에 할 말은 하는 집권 여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틀 뒤인 10일 '새누리당 혁신'을 주제로 대규모 세미나를 열고 "그동안 새누리당이 소신없이 무기력한 모습으로 박근혜 정부의 부담을 자초했다"면서 "국민 외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두 사람 모두 전당대회 출마 명분으로 당청관계 재정립을 외쳤지만, 강조점은 미묘하게 달랐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서 의원은 "수평적 당청관계"라는 이름 하에 당청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한 박근혜 정부 뒷받침을 구상한다면, 김 의원은 같은 목표 하에서도 "독자적인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는 것이다.

전대 레이스가 중반에 다다르면서 두 사람의 지향점은 점차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 의원은 "어려울 때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 도리이자 의리"(28일 경기 부천 방문)라며 '희생'을 강조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청 간 마찰이 자명하다는 게 서 의원과 캠프 측의 주장이다.

반면 김 의원은 "박 대통령 임기 동안 독선에 빠진 권력이라는 기미가 일부 나타났다"(27일 미래로 포럼 특강)", "견제받지 않은 권력은 독선으로 흐른다"(28일 호남 방문) 등이라며 '견제'에 방점을 찍고있다.

박 대통령의 성공을 추구하는 방법이 서 의원과 다를 뿐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논리다.

이같은 김 의원의 발언을 겨냥, 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길 기다렸다는 듯 과거 의리를 저버려서는 안된다"며 "1년여 밖에 안 된 박근혜 정부를 레임덕에 빠뜨리고 스스로 정권 후계자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맹비판했다.

김 의원 역시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어려워지면 다음 총·대선이 어려워질 게 자명하다.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한 것"이라며 "내가 당 대표를 하면 대통령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모함'이다. 대통령이 어려울 때마다 도운 사람이 바로 나"라고 항변했다.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서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미래 권력을 꿈꾸는 한 정치인의 대권가도가 아닙니다. 위기의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책임대표를 뽑는 자리다. 저는 수평적 당청관계, 여야간 생산적 경쟁관계를 정착시켜 정치를 복원시키겠다"고 말했다. 2014.6.29/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figure>◇세몰이 신경전 가열…상대 치부 공격도

지난 3주 간 전당대회 1라운드에서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이른바 '세몰이', '줄세우기' 등을 두고 이전투구라고 표현될 만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을 하면서 "고비용 전당대회, 세몰이·줄세우기 전당대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취지에서 김 의원은 이른바 '체육관 선거'로 불리는 합동연설회를 줄이고 TV토론을 늘리자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서 의원과 이인제·홍문종 의원은 공동논평을 통해 "합동연설회를 최소화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 망각이자 당 활성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공식 합동연설회가 없어지면 줄세우기 등 구태 행태는 음성화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합동연설회 신경전은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당초 2회 실시키로 했던 연설회를 3회로 늘리기로 변경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김 의원이 당 소속 의원 40여명과 대규모 만찬을 한 것을 두고 한바탕 설전이 일었다.

김 의원이 지난 17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새누리당 의원 40여명 등 총 70여명과 대규모 만찬회동을 하자 서 의원 측은 논평을 내고 "세과시, 줄세우기를 하지 않겠다고 만천하에 선언하더니 약속을 송두리째 위반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 측에서는 공식 대응을 하지는 않았으나 서 의원이 주최한 대규모 토론회에 1000여명이 참석한 것이야 말로 과거형 세몰이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의 양 측은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을 둘러싸고서도 공방을 주고 받았고, 서로의 치부를 들추는 설전도 벌였다.

서 의원은 김 의원이 '과거 대 미래' 슬로건을 통해 자신을 사실상 '과거 정치인'으로 빗댄 것을 겨냥해 "나를 과거로 몰고간다면 그 사람의 전과를 찾아보라", "(김 의원이) 말을 함부로 하는데 전과를 찾아보면 더한 것도 있다"(15일 기자간담회) 등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도 "나를 친박이 아닌 비박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권력 줄세우기의 더러운 모순"이라며 "이제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말이 나와서는 안된다"(20일 구미 방문)고 서 의원을 정조준했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유명산 등산' 건을 두고 신경전의 정점을 찍었다.

김 의원 측 한 인사는 최근 28일 경기 가평 유명산에서 열린 한반도산악회 등산모임에 "서 의원 측이 경기도당 당원들을 강제동원하는 줄세우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과 서 의원이 '산악회 줄세우기'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근거없는 허위날조요 전형적인 흑색 마타도어"라면서 "서 의원은 등산 모임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서 의원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시켜서 (등산모임을 동원) 했다고 한 김 의원 측 현역 국회의원은 당장 해명하고 국회의원을 그만두라"면서 "더이상 이따위 짓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김 의원은 이날 "유명산 등산대회 논란은 나와 전혀 무관하다"며 "경기도 당협 관계자가 잘못 알고 한 얘기로 안다"고만 했다.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새누리당의 차기 대표를 뽑는 7·14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김무성 의원이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네거티브 없는 깨끗한 선거를 재차 공언하며 7·30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하고 있다.이날 김 의원은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6·4 지방선거처럼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대표가 되면 재보선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2014.6.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figure>◇현안서도 '선명성 경쟁'…후반전은 더 격전이 이뤄질 듯

서 의원과 김 의원은 현안에 대해서는 같은 듯 다른 목소리를 내며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과거 역사 관련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처음에는 "청문회 해명을 보고 판단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후 문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서 의원은 지난 17일부터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문 후보자의 제대로된 해명"을 청문회 개최의 전제로 촉구했고, 문 후보자 사퇴 전날인 23일에는 "민심을 따라야한다"며 역시 사실상 자진사퇴에 무게를 실었다.

전당대회 2라운드 역시 서 의원과 김 의원의 치열한 양강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7·30 재보선을 반드시 승리해 대통령 국정운영과 성공에 동력을 만들고 차기 총·대선 승리의 주춧돌을 놓겠다"며 "대표가 되면 사무실을 떠나 현장으로 뛰어들어 재보선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네거티브 없는 전당대회를 만들겠다"며 "친박과 비박 프레임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캠프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당심·민심에서 모두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같은 점을 볼때 김 의원은 '굳히기' 전략에 2라운드를 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미래 권력을 꿈꾸는 한 정치인의 대권 가도가 아니라 위기의 새누리당을 이끌어갈 책임대표를 뽑는 자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 의원은 최근 김 의원이 '친박 실세들이 내가 대표가 되면 3개월 안에 끌어내리려고 한다는 말이 있다'고 주장한 점을 언급, "정치 공세 차원에서 누가 한지도 모르는 얘기를 해서 당을 분열시키는 것은 당권 도전자의 발언이라 할 수 없다"며 "견디기가 어렵다"고 맹비판했다.

서 의원은 김 의원 당선시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올 수 있다는 논리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2라운드에 당심 결집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