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누가 뛰나] 14. 수원을…며느리도 모르는 표심

15대~19대 여야간 공수교대…결국 인물경쟁 구도?
여야 눈치작전 치열...상대 누구냐에 따라 '맞춤형' 후보 낼 듯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지난 19대 총선 당시 경기도 수원을에 출마해 당선된 신장용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신장용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당선무효로 공석이 된 경기 수원을(권선구)은 7·30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지역 가운데 여야 간 최대 경합지역으로 분류된다.

남경필 전 새누리당 의원과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 의원이 6·4지방선거에 출마하며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수원병(팔달구)과 수원정(영통구)의 경우 남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지난 수차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여야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수원을은 15대 총선부터 19대까지 여야가 번갈아가며 승리를 거둔 혼전지역이다.

15대 때는 신한국당(김인영), 16대 한나라당(신현태), 17대 열린우리당(이기우), 18대 한나라당(정미경), 19대 민주통합당(신장용) 순으로 당선자를 배출했다.

15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인영 신한국당 후보는 당시 통합민주당(김정태 27.70%)과 새정치국민회의(최민화 23.85%) 후보가 표를 나눠가지며 29.60%의 득표율을 얻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19대 총선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여당 소속이었던 정미경 후보(23.77%)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배은희 새누리당 후보(33.23%)와 여권표를 나눠가져 신장용 후보(40.53%)가 당선됐던 것.

이 같은 표심은 이번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나타난다. 남경필 당선인의 지역구였던 팔달구에서는 남 당선인이 52.50%를 얻어 김 전 의원(47.49%)을 앞섰고 김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영통구에서는 김 전 의원 58.28%, 남 당선인 41.71%로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장안구에서는 남 당선인 48.52% 대 김 전 의원 51.47%로 3%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지만 권선구에서는 남 당선인과 김 전 의원이 각각 49.38% 대 50.61%로 1.23% 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다만 수원시장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 소속 염태영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했는데, 염 당선인은 권선구에서 57.01%를 얻어 40.01%를 얻은 김용서 새누리당 후보를 17%포인트 차로 크게 따돌렸다.

따라서 각 당에서는 어떤 후보를 내세우느냐가 수원을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현재 공천신청을 하고 있는 후보들의 면면을 살피면서 여차하면 거물급 중앙정치인들을 전면에 세우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25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현재 새누리당에서 5명, 새정치연합에서 2명 등 총 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염규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박흥석 수원을 당협위원장, 유형욱 전 경기도의회의장, 서수원 경기안전진단 대표가 공천경쟁 중이다.

무소속으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출마했던 정미경 전 의원은 새누리당에 복당해 공천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정 전 의원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24%의 지지율을 얻어 만만찮은 세를 과시한 바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와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나름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염 부위원장은 권선에서만 30년 간 정치를 해온 인물로 박근혜 대통령 선대위 국민소통본부 수원시특보단장과 현 충청도민연합회 부회장, 수원문화포럼 대표 등을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은 삼성전자를 거쳐 경기일보 편집국장, 새누리당 경기도당 대변인, 박근혜 대선후보 중앙선대위 홍보네트워크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남경필 후보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다.

두 후보는 각각 출마선언을 통해 "권선에서 30년 동안 발로 뛰어 성장한 지역 일꾼만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연고도 없는 인사를 일방적으로 낙하산 공천하고 무소속 후보가 난립해 결국 선거에서 패배하는 우를 범했다"고 주장하며 지역 일꾼론을 강조했다.

유 전 의장은 4대부터 6대까지 3선 경기도의원을 지냈고 새누리당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박근혜 정부 출범에 맞춰 현재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권선구 유권자들은 지금 도덕적으로 정직하고 청렴한 변화의 리더십을 겸비한 국회의원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기업인인 서수원 대표는 현재 대한노인복지후원회 이사도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24일 권선동에서 선거사무소 입주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채비에 들어갔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이기우 전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와신상담의 자세로 표밭갈이에 들어간 상태다. 이 전 의원은 수원 병·정 출마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과 예비후보 등록전 미리 상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대의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중앙위원도 공천을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을 역임했고 정책 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로 분류된다.

여기에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나경원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박광온 새정치연합 대변인의 출마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손학규 고문 또한 정확히 어느 지역에서 출마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어 그야말로 이 지역 선거는 안갯속이다.

또한 새정치연합에서는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이계안 최고위원 등의 차출설이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때문에 여야에서는 '기존 후보냐, 거물급 후보냐'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로서는 총리 후보자 사퇴건, 세월호 사건도 있고 남 당선자도 사실 팔달만 이겼지 다른 지역은 졌다"며 "수원 병·정·을이 다 어렵다고 판단하는 가운데 아직 공천접수가 마감되지 않았다. 후보자들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당의 판단에 따라 거물급이 내려 올 수도 있는 것이고 새정치연합 쪽에서도 거물급 인사가 거론되고 있지 않느냐"며 "19대 총선 때야 정미경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 안했으면 이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1대 1구도라도 장담 못한다"고 전망했다.

새정치연합 경기도당 위원장인 송호창 의원은 "수원을은 우리가 후보만 잘 내면 기대를 해볼만한 곳이라고 보고 있다"며 "여야 다 마찬가지지만 아직까지 후보등록이나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중이고 당 지도부에서 지역 상황을 실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말을 종합해보면 결국 수원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필승전략을 어떻게 짜느냐 보다는 '인물경쟁'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