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면 속 지방선거 3대 변수 등장…판세 안갯속

세월호 참사로 선거 판세 오리무중
정권 책임론·투표율·野 공천 내홍 등 변수 주목

(서울=뉴스1) 김유대 박상휘 김영신 기자 =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0일 앞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도로변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전투표와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현수기(깃발)를 가로등에 설치하고 있다. 2014.5.5/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figure>6·4 지방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도권 등 여야 격전지를 중심으로 선거 판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에 빠져있다.

특히 여야 각 당은 세월호 참사가 민심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면서 속속 본선 대진표를 완성하는 등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보름여간 중단됐던 각 당의 선거 일정이 재개된 가운데 남은 20여일이 지방선거의 성패를 결정 짓는 중요한 기간이 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정권 책임론' 통할까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번 6·4 지방선거는 대형 이슈가 없는 선거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정치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여권이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정부 대응 태세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됐기 때문에 집권 여당에 대한 신뢰에 손상이 간 불리한 국면"이라며 "이번 사고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공약을 제시해 신뢰를 회복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책임론에 연일 불을 지피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도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진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같은 여론이 표심으로 연결될지는 사고 수습 상황 등 남은 20여일간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웅래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부동층이 40%대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 정서가 반영된 만큼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세월호 사고로 정부 책임론이 일정 부분 형성됐지만, 남은 기간 동안 야권 성향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책임론과 나아가 정권 심판론으로까지 확장될지가 중요한 변수"라며 "야권 입장에선 세월호 문제를 과도하게 정치 쟁점화할 경우 보수층의 결집을 가져오는 반대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집권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탈한 민심이 야당에게 고스란히 가는 현상은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며 "세월호 참사가 곧바로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표심은 향후 수습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투표율 영향은

세월호 참사가 지방선거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황금연휴'로 이어질 수 있어 저조한 투표율이 우려돼 왔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인한 여파가 전국을 휩쓸면서 선거 분위기가 전혀 조성되지 못하자 역대 최저 수준의 투표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앞선 다섯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은 평균 50%대에 그쳤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역대 평균 투표율을 넘어설 경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권 책임론이 일정 부분 작용할 수 있지만, 저조한 투표율일이 나올 경우 이 같은 프레임이 희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세월호 참사가 정치 불신을 낳으면서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는 반면, 야권 성향층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투표율에 따라 정부 책임론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투표율 영향은 오는 30일과 31일 양일간 전국 단위 선거로는 처음 실시되는 사전투표에서 일정 부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공천 내홍 잠재울까

광주시장 후보로 윤장현 후보가 전략공천되면서 불거진 새정치연합의 공천 내홍 역시 지방선거 레이스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윤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한 당원들의 대규모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공천 내홍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새정치연합의 지방선거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략 공천 방침에 반발해 탈당한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등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텃밭인 광주에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에 대해 "반민주적인 낙하산 공천, 밀실공천"이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 올리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권 책임론이 먹히기 위해선 야당이 야당답게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새정치연합에 유리한 광주 지역에 전략공천을 하는 상황에서 정권 책임론을 꺼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