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본회의' 의원님들 식사는 제 때…아슬아슬 정족수
오전 마지막 안건 단 150명 참석…1명만 부족했어도 법안 폐기
- 김유대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2014.2.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figure>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8일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가 '지각' 개의됐지만, 여야 국회의원들의 낮은 본회의 참석률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 기초연금법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국회는 당초 계획한 27일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에 실패하고, 이날 오전 본회의를 늦장 개의해 법안 처리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 역시 당초 예정된 오전 10시를 30분 가량 넘겨 시작했고, 군데군데 빈자리에 눈에 띄는 등 출석률이 저조했다.
이날이 지역구 행사가 많은 금요일인데다 6·4 지방선거에 나선 의원들이 국회를 비우면서 낮은 출석률에 한 몫을 했다.
저조한 본회의 출석률은 특히 이날 낮 12시 점심시간을 넘어서자 절정에 달했다.
본회의 개의 때 현재 국회 재적의원 298명 가운데 200명을 오르내리던 재석의원은 낮 12시를 전후로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법안 표결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에 맞춰 의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기 때문이다.
급속도로 줄어들던 재석 의원은 마침내 의결 정족수를 위협하는 150명대로 떨어졌다. 국회 법률안 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150명 이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표결이 성립되는데 이날 낮 12시17분께 마지막 안건인 선박투자회사법 개정안을 처리할 때 자리를 지킨 의원은 정확히 150명이었다. 딱 한 명만 더 자리를 비웠어도 의결 정족수가 부족해 해당 법안이 폐기되는 상황이었다.
본회의 사회를 보던 강창희 국회의장 역시 낮 12시를 넘어 빈자리가 크게 늘자 주변에 있던 사무처 관계자들에게 "정족수를 챙겨보라"고 황급하게 지시했다.
선박투자회사법 등 오전 마지막 순서의 법안을 처리할 때 강 의장이 "투표를 다하셨습니까"라고 말한 뒤에도 투표수가 140명대에 머물자 의장석 주변에서 "아직 아닙니다"라고 다급하게 본회의장 주변에 머물던 의원들을 불러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가 이날 130여개의 처리 예상 안건 중 64번째 안건을 의결한 뒤 당초 예정대로 표결을 더 진행할 것을 강 의장에게 권했지만 강 의장은 "정족수도 안되는데 어떻게"라면서 낮 12시17분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주요 쟁점 법안들의 처리가 줄줄이 보류된 '불량' 국회라는 오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본회의 표결 참여는 뒷전인 모습은 국회에 대한 비판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y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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