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루비콘강 건너나

홍영표 의원의 대선 뒷얘기 책 출간 계기로 사이 더 벌어져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3.6.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figure>지난 대선 후보단일화의 뒷얘기를 담은 홍영표 민주당 의원의 비망록 출간(지난달 31일) 계기로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안 의원측이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 후보단일화를 두고 감정싸움을 거듭해 오다, 이번 책 출간을 기점으로 감정의 골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깊게 파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책 출간 이후 문, 안 의원측 모두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안 의원측은 금태섭 변호사의 "(친노측은) 남을 탓을 하지 않을 때가 없구나. 지겹다"는 반응 이외엔 "대응할 가치도 없다"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문 의원측도 책 출간 이후 어떤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민주당 당내에선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안 의원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한 야권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이 새누리당이 아닌 이상 선거패배의 원인은 결국 내탓"이라며 "이제와서 도도리 키재기식 네탓공방을 벌여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유성엽 의원도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안 의원과 우리는 언젠가는 다시 힘을 합쳐서 다음 정권을 탈환해야 하는 동반자가 아니냐"며 "반드시 연대해야 할 파트너와의 신뢰관계에 상처를 내는 행위는 자제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홍 의원의 비망록 출간을 기점으로 야권분열이 가속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독자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측은 "조만간 창준위를 공식화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신당 창당을 위해 이달말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안 의원측은 '12월 창준위(창당준비위원회) 발족설'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정해진 것은 없다"며 부인하는 듯한 뉘양스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안 의원측이 신당 창당을 본격화함에 따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과의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하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철수 신당이 뜨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방선거 등을 염두에 둔 이탈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향후 야권의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결국 비망록은 문재인과 안철수간의 문제가 아니라 야권이란 한 울타리 내에서도 친노의 분화과정 속에 있는 친문(文)세력과 안철수세력이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문 후보측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던 홍 의원은 1일 출간된 비망록을 통해 후보사퇴 이후 안 후보측의 미래대통령 및 공동신당 창당과 그에 대한 전권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가 후보사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문 후보를 지원하지 않다는 주장인 것이다. .

pj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