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동지 관계' 계속 유지될까?

내년 지방선거서 불가피한 맞대결 예상 속 연대 배제 못해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안철수 무소속 의원(좌)과 박원순 서울시장. 2013.9.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figure>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는 '안철수 신당'에는 참여할 뜻이 없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두고 박 시장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세력이 어떠한 관계를 형성할 지 주목된다.

안 의원측은 25일 뉴스1과 통화에서 박 시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박 시장이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며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이 안 의원과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 것 역시 멀리 내다 본 원론적 얘기"라며 "지금 당장 입장이나 어떤 얘기를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매우 신중한 반응이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직을 박 시장에게 양보한 이후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안 의원이 지난 4·24재보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을 당시 박 시장은 안 의원과 만나 지역현안을 논의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박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안 의원이 특별게스트로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의원측이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면서 민주당 소속인 박 시장과 안 의원측 사이에 관계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지난 18일 방송에 출연해 "박 시장이 저희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안철수 신당' 합류를 사실상 제안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24일 "당을 탈당해 다른 신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나간다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밝히며 사실상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양측의 우호적인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무성해졌다.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는 안 의원측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는 내지 않을 수 없는 만큼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 의지를 밝힌 박 시장과 결국 맞대결을 펼치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송호창 의원은 "신당을 창당하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향후 연대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박 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 의지를 밝히면서도 "우리나라 정치현실이 이렇게 시시각각 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생각한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찌 알겠냐"며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안 의원과) 끝까지 협력하겠다"고 밝히며 동지적 관계임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안 의원측에서도 박 시장과의 연대 혹은 공조를 무작정 배제할수 만은 없다.

인재 영입 작업이 순탄치 않아 박 시장에 맞설 독자적인 후보를 내지 못하거나 민주당과 연대를 해야만 할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안 의원측이 어떤 식으로든 박 시장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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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