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혼외아들說' 검찰흔들기 주장에 與 "건방져"
野 "권력기관-언론 합작품, 검찰흔들기"
채동욱 검찰총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한 조간신문은 "채 총장이 한 여성과 혼외관계를 유지하면서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 총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2013.9.6 뉴스1 © News1 최영호 기자
</figure>여야는 8일 채동욱 검찰총장이 자신에게 '혼외(婚外)아들'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와 관련, 전면 부인하면서 이를 '검찰 흔들기'로 규정한 것과 관련, 명확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의혹의 진위여부와 관련해 채 총장이 스스로 나서 결백을 입증하면 그만인 것을 미온적, 회피적으로 대처해 오히려 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시각을 보인 반면, 민주당은 "치졸한 형식으로 검찰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채 총장 측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 출신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야당이나 검찰 내부 일부에서 '국정원 기획설'을 주장하는 것 같은데 설마 국정원이 그렇게 했겠느냐"며 "타 국가기관을 검찰에서 근거없이 그렇게 깎아 내리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결백하다면 차라리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절차를 거쳐서 반박을 하면 될 일이지 오죽하면 소문이 난 걸 가지고 야당에서 하는 것처럼 물타기니 어쩌니 얘기하느냐"고 반문하며 "혼외아들과 같은 걸로 국정원에서 (국정원 개혁론에 대해)물타기 할 일도 없고 그렇게 치사하게 하지 않아도 (채 총장에게)문제가 될 이라면 어차피 드러날 일"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급인 한 의원은 "개인의 문제를 가지고 왜 검찰을 흔든다고 얘기하느냐"며 "채 총장이 나서서 사실에 대한 부분을 해명하면 그만이지 검찰 전체에 대한 흔들기라고 얘기하는 것은 그 자체가 건방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처럼 자신 있다면 아이를 데려오라고 해서 DNA검사를 해주겠다고 왜 말을 못하느냐"며 "검찰 내부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거는 말이 안 된다. '이거는 명백히 아니다'라면서 근거를 제시하는 게 났지 검찰 흔들기라니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후보 경선 당시 자신에 대해 '자녀설', '약혼설' 등 사생활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근거가 있으면 아이를 데려와라. DNA검사를 해주겠다", "국민들이 보는 생방송에서 약혼설, 결혼설을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며 반박한바 있다.
원내핵심관계자는 "이 문제를 볼 때 첫째 채 총장이 결백하다면 유전자검사를 하자면서 친자확인을 하면 될 것인데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둘째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당장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텐데 법적조치 또한 취하지 않고 있다"며 "가장 문제는 개인의 일과 관련해 조직을 이용해서 청와대나 국정원 등 국가조직에 대해 음모론이 나오게끔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가만히 있는 거 자체가 더 국익을 해하는 것"이라며 "대변인이나 몇몇 검사들의 입을 빌릴 것이 아니라 직접 당사자가 나서야 하고 남자가 '쿨'하게 끝내야지 뭐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원 개혁을 앞둔 시점에서 권력기관과 언론이 내놓은 합작품이라며 전형적인 검찰 흔들기라는 반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개혁이 진행되려고 하는 시점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조사를 맡았던 수뇌(채 총장)에 대한 선정적인 내용을 내놓은 것은 국정원 개혁을 되돌리려고 하는 권력기관과 언론의 합작품"이라며 "나오는 얘기로는 기사거리로 국정원이 언론에 제공했다는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앞둔 시점에 이런 내용이 보수언론에서 나오는 것은 치사하고 치졸한 형식으로 검찰을 흔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고위당직자인 재선의원은 "한마디로 검찰 길들이기 아니냐"며 "갑자기 혼외아들에 대한 보도가 나왔는데 그것이 비리혐의도 아닌만큼 의도가 엿 보인다"고 말했다.
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흔들어서 꼭두각시 역할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 아니냐"며 "개인적인 일인데 차마 당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얘기할 수가 없어 이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은 "사안의 진위는 모르겠으나 보도에 나와 있는 몇몇 부분은 행정정보를 접근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무원의 협조를 얻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언론보도가 갑자기 1면 톱으로 나왔는가에 대해 의아하다"고 말했다.
cunja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