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본 16세 여학생 수갑 채워 체포한 北…엄마도 처벌

(KBS 갈무리)
(KBS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북한이 한국 콘텐츠를 보는 주민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가운데 10대 여학생까지 공개적으로 수갑을 채워 체포한 사실이 알려졌다.

5일 KBS는 북한 당국이 주민 교육을 위해 제작한 영상을 공개했다. 2021년 5월 이후 제작된 것으로 파악된 해당 영상에는 여성들이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숙인 채 줄지어 앉아있는 모습이 담겼다.

마스크를 벗고 마이크 앞에 선 한 소녀는 울음을 터트렸다. 자막에는 이름 등 인적 사항이 공개됐는데 16세 학생으로 나왔다.

내레이션으로는 "괴뢰(한국) 텔레비전극(드라마)을 비롯한 불순 출판 선전물을 시청·유포시킨 여러 명의 학생을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했습니다"라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돌려 봤다는 이유로 10대 여학생들을 수갑까지 채워 공개적으로 체포한 영상을 보고, 2020년 탈북한 장미 씨는 "이렇게 (고급)중학생(한국의 고등학생) 친구들이 처벌받는 사례는 처음 봤다"며 "수갑을 채운다는 게 저로서는 너무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KBS 갈무리)

영상에는 또 "딸자식 하나 바로 교양하지 못해서 범죄의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지게 한 자신(모친)이 맡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 교양을 했으면 얼마나 잘했겠습니까?"라는 멘트도 나와 연좌제를 적용, 가족까지 처벌받은 사실도 드러나 있었다.

한편 지난 6월 통일부는 '2024 북한인권보고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북한 당국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보호법(2023)을 근거로 주민 통제에 나서고 있다"며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 수록한 공개 처형 사례들을 밝혔다.

보고서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적용한 예시로 지난 2022년 황해남도에서 22세 청년이 남한 노래 70곡과 영화 3편을 시청하고 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됐다는 탈북민의 증언 등 북한 당국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양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동향이 담겼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