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 "'바이든 사퇴'에 민주주의 실감…北에선 상상 못해"
VOA, 美 탈북 유권자들 인터뷰…"미국 정치 상황 혼란" 우려도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하자 미국 내 탈북민들이 놀라움과 동시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올해 11월 대선 투표권이 있었던 조성우 씨는 VOA 인터뷰에서 "바이든도 본인이 하고 싶든 그렇지 않든 간에 민주당 당원과 국민 여론에 의해서 사퇴하게 됐다"며 "미국이니까 이게 가능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본인이 하고 싶으면 끝까지 하는 체제인데 여기선 한 나라의 정치적 지도자가 국민에게 보이는 게 충분히 설득력 있지 않으면 할 수 없이라도 사퇴하는 게 민주주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독재국가인 북한에선 최고지도자가 스스로 권력을 포기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에 탈북민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동부에서 사업체를 두 곳을 운영 중인 김로라 씨는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대선 후보직을 포기하는 것으론 예상하지 못했다며 북한의 절대 권력 아래 살았던 사람으로서 "큰 충격"이라고 VOA에 말했다.
김 씨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지도자에 대해서도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마음대로 평가하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운영한 북한 식당 지배인 출신으로 미국 중서부에 사는 허강일 씨는 지난주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총격과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모두 북한의 지식인들에게는 "큰 충격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직 사퇴 발표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후보직 사퇴를 적극 권고했다는 소식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정치 상황이 너무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미국 남부에 사는 유권자 매리 씨는 대선 과정을 보면서 "바이든과 트럼프보다 미국 유권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너무 통제가 없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조성우 씨도 치열하게 논쟁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미국의 정치 문화가 쇠퇴하고 있다는 지적에 개인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그는 "토론할 때 너무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하하거나 모욕하고 이런 것들이 사회나 미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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