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밀 음식, 영양가치·소화율 높다"…조중TV, 요리법 소개
"하루 한 끼는 밀가루 음식"…식당 주방장 출연, 레시피 설명
노동신문 "올해 밀·보리 풍작…식생활 구조 전면 변화 주문"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밀가루 음식을 소개하며 주민들의 식생활 구조 변화에 힘쓰고 있다.
22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된 '료리(요리) 상식'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가정 주부는 "우리 식구들은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서 하루 세 끼 중 한 끼는 꼭 밀가루 음식을 준비한다"며 "밀가루 음식이야말로 영양가가 높고, 소화 흡수율도 높고, 아무 때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는 밀가루 음식이 인기 있다는 식당을 찾아가 밀가루 음식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정진심 백운봉 식당 경리는 "어느 식당이 그러하듯이 얼굴이라고 할 만한 요리가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사람들이 밀가루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는데 (중략) 특히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우동 볶음"이라고 답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새우 우동 볶음과 남새(채소) 우동 볶음의 레시피가 소개됐다. 백운봉 식당의 주방장인 정철준씨는 우선 우동면을 선택할 때 매끈하고 하얗고, 탄력 있는 면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면을 먼저 삶을 때는 소금과 기름을 넣으면 서로 엉겨 붙지 않고 우동의 삼삼한 맛이 살아난다"며 면이 투명해질 때까지 5분간 삶을 것을 조언했다.
정 주방장은 "밀가루 음식, 우동 볶음에는 어울리지 않는 재료가 특별히 없다"며 "주로 사용하는 재료로는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를 비롯한 고기류, 조개, 새우, 낙지를 비롯한 해산물류, 배추, 요리 배추, 시금치 등 남새류, 닭알, 메추리알 등 알류 등이 있다"고 말했다
면이 삶아질 동안 채소 썰기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버섯은 0.5㎜씩, 양파, 붉은 고추, 풋고추는 0.5㎝씩 자르라는 자막이 들어갔다. 특히 면을 건져 찬물에 씻으면 쫄깃함이 살고, 면을 볶을 때 센불에서 기름을 많이 두르고 볶아야 면이 들러붙지 않고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조선료리협회가 올해 출간한 계간지 '조선료리(요리)' 2호를 보면 양각도국제호텔, 청류관, 창광봉사관리소의 은정찻집, 만수교청량음료점 등 유명 식당에서 크림소빵과 크림소과자, 증기빵, 남새소빵, 팥소효모빵, 남새빵, 합성빵, 핫도그, 샌드위치 등 각종 빵이 새 메뉴로 등록됐다.
또 황해북도는 최근 각 시, 군에 밀보리 종자보관고를 새로 건설하거나 기존 보관고 능력 확장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노동신문도 지난 7일 조영 조선요리협회 중앙위원회 서기장의 글을 싣고 "요리 연구 단위에서는 밀가루의 영양 가치와 특성 등에 대한 연구 사업을 계속 심화시키고 가공 기술을 발전시켜 밀가루 음식 가짓수를 적극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의 재령군의 경우 알곡식 수매계획을 훨씬 넘쳐 수행하면서 세대마다 수백 ㎏의 밀을 분배했다고 한다. 신문은 "농장의 밀 가공 설비들이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쉴 새 없이 돌아간다"면서 "밀가루를 빻고 밀국수를 누르려는 농장원들과 그 가족들이 밀 가공실로 줄을 지어 찾아온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쌀과 옥수수 위주의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밀 재배 면적을 확대해 왔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밀, 보리 포전이 전국적으로 지난해보다 1만 5000여 정보(1정보는 3000평), 2022년에 비해서는 3만 5600여 정보나 늘어났고 특히 올해는 전례 없는 작황까지 거뒀다고 한다.
밀 농사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21년 말 당 전원회의에서 "인민의 식생활 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겠다"면서 본격적으로 확대돼 왔다. 그 배경으로 밀이 이모작이 가능하다는 점, 기존 옥수수 중심의 식량 구조를 다변화해 주민들의 입맛 변화에도 부응하겠다는 의도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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