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 발사장서 '굴착 작업' 포착…로켓 조립 건물 외벽도 뜯겨
주처리 건물 옆 수목 흙바닥 드러나…11일부터 진행 추측
통일부 "면밀히 동향 추적·감시, 모든 가능성 대비"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규모 굴착 작업이 관측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4일 보도했다. 북한이 공언한 정찰위성 발사 준비 작업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VOA는 지난 19일 민간 위성 서비스 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주발사장의 남쪽 지대와 맞닿은 바깥 부분에 대규모 굴착 작업 흔적이 뚜렷하다"라고 전했다.
VOA는 "얼마 전까지만 수목으로 울창하던 곳이지만 굴착 작업으로 지금은 가로 약 25m, 세로 25~30m 면적이 흙바닥을 드러낸 공터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굴착 작업은 지난 5일 전후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빠른 속도로 작업이 진행돼 11일부터 현재 모습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굴착 작업이 이뤄진 지점은 로켓 추진체를 조립하는 주처리 건물 바로 옆이다. 서해위성발사장의 주발사장의 서쪽 끝에는 갠트리 타워(발사대)가, 동쪽에 로켓 추진체를 조립하는 주처리 건물과 이를 수직으로 세우는 조립 건물이 있다.
주처리 건물에서도 일부 변화가 관측됐다. 하얀색이던 주처리 건물이 16일부터는 초록색을 띠었다. 건물을 덮고 있던 하얀색 건축자재가 해체되면서 속살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의 주발사장에서 새로운 작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약 1년간 아무 움직임도 없던 주발사장에서 갑자기 큰 변화가 발생한 건 이례적이라고 VOA는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1'호를 탑재한 로켓을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폭발해 실패했다. 이후 북한은 "문제점을 심의할 것"이라면서 추가 발사를 예고했는데, 이번에 포착된 변화가 그런 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부터 정찰위성을 쏠 때마다 이곳에서 약 3㎞ 떨어진 새 발사장을 이용해 왔다. 주발사장에서는 지난 2012년 4월과 12월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동창리 발사장의 굴착 작업'에 대해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의 주요 시설과 지역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며 "향후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유관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나가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youm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